변창흠, 정부 기조 답습 가능성… 野 “김현미 시즌2 안돼”

입력 2020-12-07 04:06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임자로 내정된 변창흠(사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향해 국민의힘은 “김현미 시즌2가 안 되길 바랄 뿐”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정부 주택 정책 성적은 ‘중상’ 이상은 된다” 등 과거 발언, 소신을 갖고 추진하는 ‘토지임대부주택’ 등 정책으로 보건대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답습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야당의 시각이다. 야당은 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의 철저한 검증을 다짐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6일 논평에서 “지금은 부동산 정책 대변환이 필요한 시기인데 오히려 규제강화 정책의 본산인 김수현사단 핵심을 투입했다”며 “24번의 부동산 정책 실패는 그렇다 하더라도 김현미 시즌2가 안 되길 바랄 뿐”이라고 비판했다. 변 후보자가 문재인정부 부동산 정책의 밑그림을 그린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4년간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서 함께 근무한 점 등을 지적한 것이다.

변 후보자의 과거 발언도 야당의 이런 우려를 키웠다. 변 후보자는 지난 8월 국회에서 문재인정부 주택 정책에 대해 “이명박·박근혜 정부보다 낫다. 제일 잘한다”고 답하는가 하면 임대차보호 3법에 대해선 “가격상승 때문에 어쩔 수 없고 주거복지 측면에서도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주택공급 부족이라는 착각이 뿌리 깊이 내재해 있다”거나 “보유세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이어왔다.

특히 변 후보자의 소신인 토지임대부·환매조건부주택의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 청약 도입 여부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토지임대부주택은 토지 소유권은 공공기관이 갖고 건물만 민간에 팔아 분양가를 낮추는 제도다. 환매조건부주택은 분양받은 사람이 집을 팔 때 반드시 공공기관에 되팔게 하는 제도다. 변 후보자는 2006년 쓴 논문에서부터 환매조건부 의무화를 주장하고 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8월 대표 발의한 주택법 개정안은 지난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했다. 변 후보자의 소신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개정안은 토지임대부주택을 매각할 때 LH에 되파는 것을 의무화해 분양자가 막대한 차익을 챙길 여지를 없앴다. 하지만 국토위 위원인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수식어가 많이 붙는 임대주택을 원한다는 건 공급자적 시각”이라며 “서민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내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변 후보자는 지난 3월 공직자 재산공개에서 서울 서초구 방배동 129.73㎡(39.24평) 아파트를 신고하면서 가액을 5억9000만원으로 기재했다. 지난해 공시가격 기준이다. 이 아파트는 14가구만 있는 이른바 ‘나홀로 아파트’로, 최근 실제 거래가 되지 않아 정확한 시세는 파악이 어렵지만 현재 10억원대 후반에 시세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청문회에서 변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 도덕성과 철학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