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여기서 막아야 한다

입력 2020-12-07 04:02
정부가 수도권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한 지 2주가 지났음에도 수도권의 코로나19 유행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정부의 조치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일상에서의 감염 확산 속도와 규모가 방역 당국의 추적 능력을 넘어선 게 결정적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봉쇄 직전 단계인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으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 등 사회적 약자의 고통이 가중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국민들의 불편도 커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6일 0시 기준 631명으로 하루 만에 다시 600명대로 진입했다. 평일 대비 검사 건수가 9000건가량 줄어든 주말임에도 600명 선을 넘어선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지난달 초까지 100명 안팎에 머물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삽시간에 500~600명대로 치솟았다. 하루 1000명대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방역 당국의 경고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서울시는 매해 12월 31일 밤부터 이듬해 1월 1일 새벽까지 행해오던 보신각 제야의 종 타종행사를 올해 하지 않기로 했다. 이 행사를 열지 않기로 한 건 1953년 행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일 년에 딱 한 번 가는 해를 아쉬워하고 오는 해를 즐겁게 맞이하는 국민적 축제를 취소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하다는 얘기다. 비단 서울시에만 국한된 상황은 아니다.

이런 때일수록 고통을 나눠지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하다. 가장 경계해야 할 적은 연말연시 들뜬 분위기다. 줄었다고는 하나 모임은 계속되고 있고, 백화점이나 유명 관광지 등은 여전히 인파로 북적인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긴장감과 경계심이 느슨해진 탓이다. 특히 젊은 층의 인식이 중요하다. 코로나 안전지대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이지 않는 게 최선의 예방책이다. 2.5단계에서도 코로나 확산을 막지 못하면 한 번도 가지 않은 3단계를 맞이하는 건 정해진 수순이다. 이번 겨울이 혹독한 겨울이 될지, 따뜻한 겨울이 될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욕구를 억제하느냐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