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 엔진과 전기 모터의 조합을 앞세운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눈에 띄는 판매 증가세를 보여주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차종이 다양해져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친환경차로의 전환이 이뤄지는 과도기에 가장 실리를 챙길 수 있는 게 하이브리드차라는 인식이 강해진 게 이유로 꼽힌다.
6일 현대·기아자동차에 따르면 지난달 판매된 하이브리드차는 총 1만6359대로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월간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 10월보다 38.7%, 지난해 동기 대비 127.5% 증가한 수치다. 수입차 브랜드도 하이브리드차가 강세를 보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를 보면 지난달 수입 하이브리드차는 총 7981대가 판매돼 지난 10월(4164대)에 비해 91.7%, 지난해 동기 대비 296.9% 증가했다.
한 완성차 업체의 영업점 관계자는 “친환경차가 주목받으면서 디젤·가솔린 모델보다 하이브리드차에 관심을 보이는 분들이 크게 늘었다”며 “신차 구매 시 초기 비용은 커도 장기적으로 유지비를 줄일 수 있는 하이브리드차를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차는 충전 방식을 채택 중인 순수전기차나 수소전기차와 달리 연료를 주입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충전소가 많지 않은 국내에선 충전의 번거로움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또 높은 연비에 따른 연료 효율성, 공영주차장 주차비 및 통행료 할인, 환경개선부담금 면제 등 저공해 차량에 주어지는 각종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차박·캠핑 등 최근 야외활동 트렌드에 맞는 하이브리드차의 출시도 인기 상승 비결로 언급된다. 기아자동차의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올해 총 2만1246대가 판매돼 신형 쏘렌토 전체 판매대수(7만1500대)의 29.7%를 기록했다. 현대자동차의 신형 투싼은 7061대 중 하이브리드 모델이 3353대(47.5%)로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내년부터 하이브리드차의 취득세 감면 한도가 기존 9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축소될 예정이어서 연말 판매가 급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혜택을 받으려는 소비자들의 막바지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국산차 내수 판매량은 올해 코로나19 여파에도 18년 만에 최다 판매 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올 1~11월 국내 완성차 5사의 내수 판매는 총 147만3973대를 기록, 지난해 동기(138만8327대)보다 6.2% 올라 증가세로 돌아섰다. 2002년(162만868대) 이후 처음 연 16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