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어깨 통증은 오십견? 회전근개파열도 염두를

입력 2020-12-08 04:08
연세사랑병원 정성훈 원장이 어깨 관절내시경을 집도하고 있다.

“어깨가 너무 아픈데, 오십견인가?”

중년의 가족이나 동료 등 주변에서 흔히 듣는 얘기다. 어깨 통증의 대부분을 오십견으로 치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전근개(어깨 힘줄)파열도 염두에 둬야 한다. 둘은 어떻게 다를까.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은 어깨 관절을 감싼 관절낭(주머니)이 점차 굳어 어깨의 운동범위가 줄어드는 질환이다.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기도 하고 어깨 힘줄에 석회성분이 쌓이는 ‘석회성 건염’이나 넘어지거나 부딪히면서 생긴 외상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회전근개파열은 어깨를 움직이는 4개의 힘줄이 반복적인 사용이나 외상으로 끊어져 생긴다. 별병 원인이 명확하다는 점에서 오십견과 비교된다. 60·70대 환자의 경우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로, 그보다 젊은 50대 이하에선 골프나 테니스 등 과도한 운동이나 반복된 육체노동에 의해 많이 생긴다. 회전근개파열이 있으면 문제된 힘줄이 담당하는 방향으로 팔을 돌리거나 움직일 때 통증이 느껴진다.

오십견과 회전근개파열 모두 어깨 운동범위가 줄어든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원인이 다른 만큼 치료도 다르기 때문에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어깨가 앞, 뒤, 좌우 모든 방향으로 움직임이 저하됐다면 오십견을 의심할 수 있다. 반면 팔을 뻗거나 올리는 특정 각도에서 심한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회전근개파열일 수 있다. 특히 환자가 스스로 힘을 뺀 상태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움직일 때 어깨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오십견일 가능성이 크다. 어깨를 써서 물건을 들어올리는 힘으로도 질환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이전보다 당기는 힘이나 올리는 힘이 약해졌다면 회전근개파열 가능성이 높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 정성훈(정형외과 전문의) 원장은 7일 “밤에 통증이 나타나는 야간통이나 아픈 쪽 어깨를 바닥에 두고 자기 힘든 증상, 어깨 통증을 넘어 상완(윗팔)쪽까지 아파지는 방사통은 두 질환 모두에서 나타날 수 있다”며 “통증만으로 정확히 두 질환을 구분하기는 어렵고 자가 진단법으로도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에 충분치 않으므로 X선이나 MRI 등 정밀 영상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십견의 경우 염증을 줄이는 주사 치료와 재활을 병행해 통증 조절과 운동범위 회복을 도모할 수 있다. 6개월 이상 치료 후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관절낭 안에 생리 식염수를 넣어 유착을 떼어주는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회전근개파열은 부분 파열의 경우 약물, 물리, 주사, 체외충격파치료 등으로 가능하지만 완전 파열이거나 통증이 극심한 경우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봉합술을 고려해야 한다. 관절내시경은 지름 4㎜ 정도 내시경을 삽입해 손상 부위를 직접 확인하며 동시에 치료까지 할 수 있다.

최근엔 내시경 봉합술과 함께 줄기세포 치료를 접목해 치료율을 높이고 있다. 봉합술은 단순히 끊어진 힘줄을 다시 붙여놓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뼈와 힘줄 사이를 단단하게 붙여야 한다. 재생력이 뛰어난 줄기세포는 뼈와 힘줄 사이 조직 치유를 도와 봉합 부위가 튼튼하게 아무는 것을 돕는다.

정 원장은 “특히 대형 파열의 경우 수술로 봉합한 후에도 재파열이 생기기 쉬운데, 줄기세포 치료를 병행하면 재파열 확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세균이 관절 안에서 증식하는 ‘관절 감염’이 있는 경우 줄기세포 치료를 할 수 없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