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고가폰 두뇌 될 ‘스냅드래곤 888’ 삼성이 만든다

입력 2020-12-04 04:05

내년 다수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두뇌가 될 퀄컴의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신제품 ‘스냅드래곤 888’(사진)이 공개됐다. 제품은 삼성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초미세 공정인 5나노 공정으로 양산된다.

퀄컴이 2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샌디에이고 본사에서 이틀간 개최한 ‘스냅드래곤 테크서밋 2020’에서는 야심작 ‘스냅드래곤 888’의 주요 기능이 소개됐다. 스냅드래곤 8 시리즈는 퀄컴의 최상위 5G 칩셋이다. AP와 5G 통신칩을 통합한 ‘시스템온칩(SoC)’으로 제작된 것이 특징으로, 퀄컴이 5나노 칩을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세공정이 적용되면 성능 향상은 물론 설계상 공간적 효율이 향상된다. 전작 스냅드래곤 865보다 전력효율은 25% 더 높아져 배터리 사용 시간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픽 성능도 35% 향상됐다고 퀄컴은 설명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은 올해 처음 가상 플랫폼을 통해 진행된 무대에서 “5G 기술이 발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세계 최고의 무선 기술을 보유한 퀄컴이 수십억 스마트폰 사용자의 경험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5G 스마트폰 중 절반 이상이 퀄컴의 AP를 탑재했다. 퀄컴은 내년 5G 스마트폰 보급량이 4억5000만~5억5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스냅드래곤 888을 탑재한 기기들은 내년 초부터 애플 A14,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2100과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샤오미가 내년 1분기 출시될 ‘미11’에 탑재를 공식화했고, 삼성의 플래그십 갤럭시S21에도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스냅드래곤 888의 주력 생산은 삼성전자가 맡는다. 전작 스냅드래곤 865는 대만 TSMC에서 100% 위탁 생산했지만 올해는 삼성이 제품을 수주하게 되면서 파운드리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5나노 이하 칩 생산이 가능한 업체가 TSMC와 삼성, 두 곳에 불과해 글로벌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회사)들의 선택지가 많지 않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