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새로 생긴 일자리 60만개 가운데 93%는 50, 60대 몫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제의 허리’ 격인 40대 일자리는 줄었다. 일자리 총량은 늘었지만 대부분 정부 주도의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채워지면서 고용의 질은 뒷걸음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19년 일자리행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일자리는 2402만개로 전년 대비 60만개(2.6%) 늘었다. 2018년 전체 일자리가 25만5000개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일자리 총량은 전체적으로 늘었지만 50, 60대와 30, 40대의 희비는 엇갈렸다. 60세 이상 일자리는 전년 대비 34만개(10.7%) 늘어난 357만개였고, 50대는 22만개(4.1%) 증가한 568만개를 기록했다.
김진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60세 이상 일자리는 주로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이나 제조업, 부동산업, 도소매업에서 많이 늘었다”며 “인구가 고령화되면서 보건이나 사회복지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일자리 사업 확대가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40대 일자리는 5만개(-0.9%) 줄어든 601만개, 30대 일자리는 2000개(0.0%) 늘어난 517만개를 각각 기록했다. 전체 일자리의 연령별 점유율에서 40대가 25.0%로 여전히 1위를 기록하고 있긴 하지만 비중은 줄어드는 추세다. 김 과장은 “30, 40대는 인구가 매년 감소하는 연령층”이라며 “40대는 특히 건설업, 제조업, 도소매업에 많이 종사하는데 건설업과 제조업 일자리가 줄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일자리 증가 폭의 절반 이상(32만개)은 비영리기업이 차지했다. 사회복지나 공공행정 일자리가 대부분 비영리기업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실제 이 가운데 정부·비법인단체 일자리가 16만개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비영리기업 외에 중소기업 일자리는 23만개 증가했고, 대기업 일자리는 6만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