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3차 유행의 감염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서울은 지난 8월 ‘2차 유행’ 수준을 넘어 지역에서 나온 코로나19 확진자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일 대비 540명 늘어 총 확진자 수가 3만570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특히 서울은 국내 발생 신규확진자가 260명으로 전날(193명)보다 67명이나 늘면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 8월 2차 유행 당시 서울에서 일일 신규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했을 때가 154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월등히 많았다.
전체 수도권 확진자도 419명이었다. 이는 3차 유행 이후 가장 많은 신규 확진자(583명)가 나왔던 지난달 26일 수도권 확진자(401명)보다 더 많은 숫자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수도권은 인구가 밀집되고 보다 많은 접촉이 가능한 상황으로 다른 지역보다 더 환자 발생에 있어서 불리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효과는 아직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환자 수가 떨어지진 않았지만 폭증하지도 않았다. 이상원 단장은 “지금은 거리두기 효과로 잠시 억제된 상황에 불과하다”며 “조금의 방심으로도 언제든 폭발적 환자 증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주말쯤에야 거리두기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오는 7일이면 거리두기 2단계 기간이 끝나지만 확진자 감소세가 더딘 만큼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거듭 거리두기 실천을 당부하며 코로나19의 위험성도 함께 경고했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코로나19는 지나가는 감기가 아니다”라며 “코로나바이러스는 호흡기 증상뿐만 아니라 뇌에 침투하면서 후각과 미각 상실을 일으키고 중추신경계를 심각하게 감염시킬 수도 있다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독일 샤리테 의대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게재한 기고문을 인용한 것이다.
이날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117명으로 전날(101명)보다 16명 급증했다. 중환자 치료병상의 고갈은 지방에서 두드러졌다. 전북과 전남은 이날 사용할 수 있는 중환자 병상이 하나도 없었고, 충북·충남은 1개씩 남아있는 상태였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총 환자의 1.7% 수준에서 (확진 후) 7~8일이 지나면 위중증 환자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능일인 이날 대전에서는 시험 감독관을 맡은 교사가 확진 판정을 받아 접촉한 교사 19명이 예비 감독관으로 교체되기도 했다. 서울에선 새벽에 수험생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별도 고사장에서 시험을 치렀다. 서울 동대문구 소재 지혜병원에서는 정신의학과 폐쇄병동에서 지난달 30일 첫 확진자가 나온 후 환자 21명이 무더기 확진됐다. 폐쇄병동이어서 밀집도가 높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울 성북구 고려대 밴드동아리와 관련해 동아리 회원, 지인 등 1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 중랑구 체육시설의 집단감염은 체육시설 이용자가 PC방을 다녀가면서 추가 전파가 이어져 총 31명이 확진됐다. 인천 남동구 주점과 관련해서는 주점 이용자, 가족 등 17명이 감염됐다. 경기도 부천시 순천향대부천병원과 관련해 직원 중 첫 확진자가 나온 후 직장동료, 가족 등 13명이 추가 확진됐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