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온 금박 왕실병풍 ‘해학반도도’ 특별공개

입력 2020-12-04 04:02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동영)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최응천)은 국내에 들여와 보존처리를 마친 미국 데이턴미술관 소장 ‘해학반도도(海鶴蟠桃圖)’(사진)를 4일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 특별전 ‘해학반도도, 다시 날아오른 학’에서 선보인다고 3일 밝혔다.

이 병풍은 미국인 사업가 찰스 굿리치가 자신의 서재를 꾸미기 위해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 후반 구입한 것인데, 어디서 구입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굿리치 사후 상속인이 1941년 데이턴미술관에 기증했다. 병풍은 기증 당시 일본의 장정 형식인 6폭의 판으로 구성됐다. 각 패널은 두 폭의 비단 그림으로 연결돼 있어 원래는 12폭인 병풍을 일본식으로 개장한 것으로 보인다.

해학반도도는 십장생도(十長生圖)의 여러 소재 중에서 바다(海), 학(鶴)과 복숭아( 蟠桃)를 강조해 그린 그림이다. 조선 말기 궁중에서 크게 유행해 왕세자의 혼례를 비롯한 다양한 행사를 위해 여러 점 제작됐다. 데이턴미술관의 해학반도도는 배경에 금박을 사용한 매우 희귀한 작품으로 현재 남아있는 해학반도도 병풍 중 가장 큰 규모(그림 210.0×720.5㎝)다. 일반용으로 금박 회화가 나온 것은 2006년 발견된 미국 호놀롤루박물관 소장 해학반도도 병풍이 유일했다.

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