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도 최저치… 민심의 경고다

입력 2020-12-04 04:01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도가 나란히 현 정부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7.4%로, 그동안 ‘철벽’으로 평가됐던 40% 아래로 내려갔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조사한 결과다. 정당 지지도에선 민주당이 28.9%로 국민의힘(31.2%)에 역전된 것은 물론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20%대를 기록했다.

이런 조사 결과는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 정지 조치와 그에 따른 검찰의 반발, 추 장관의 조치가 부적절했다는 법원 결정과 법무부 감찰위원회 결과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는 ‘추-윤’ 갈등에서 일부 진보성향 단체까지 추 장관을 비판하는 등 진보 진영 내 분화가 생기면서 지지율 이탈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했다. 또 계속되는 갈등 상황에 대한 피로감이 반영됐다고 봤다. 특히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대선 득표율(41.1%) 밑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고정지지층 이탈의 시작이라는 시그널로 해석될 수 있다. 그동안 문 대통령의 국정 동력이 높은 지지율에 기대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임기 후반 레임덕이 가속할 수 있는 상황에 부닥쳤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민심은 냉혹하다는 것을 실감했을 것이다. 먼저 문 대통령이 사실상 손을 놓고 방관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실망감이 표출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신중한 건 좋지만 국정이 혼란스러울 정도로 갈등이 격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에 대해 여론은 싸늘한 반응을 보인 셈이다. 민주당도 갈등 해결이나 대안을 제시하기보다는 윤 총장에 대한 일방적인 공세에만 열을 올려 집권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조사결과는 한마디로 민심이 대통령과 여권에 옐로카드를 내민 것으로 봐야 한다. 친문 핵심인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내가 정치를 몇 년째 하고 있는데, 무슨 이런 정도를 갖고”라고 말했다. 너무 안이한 생각으로,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의 충돌을 수습할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과 여당의 고민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국민 관점에서 지금 상황은 이미 한계점에 도달하고 있다. 특단의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상황은 훨씬 더 악화할 수 있다. 문 대통령과 여당은 민심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