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분노와 낮은 자존감에 방황… 부활 믿고 삶의 이유·의미 찾아

입력 2020-12-07 03:03

초등학교 2학년 때 유난히 부부싸움을 많이 하던 어머니가 유서와 약을 준비했는데 우연히 언니가 발견해 미수에 그친 일이 있었다. 부모님은 불안한 관계를 이어가다가 결국 2년 후 이혼했다. 시간이 지나 언니의 결혼을 계기로 두 분이 다시 합치셨지만 갈등은 여전했다. 나는 우울함과 낮은 자존감으로 꿈도 없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시간이 더 지나면 안 되겠다 싶어 20대 중반에 대학교에 들어갔지만 삶에 엉켜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휴학하고 영영 복학하지 못했다.

아이를 낳은 후부터 감당하기 어려운 분노가 일었다. 다섯 살이었던 큰 아이가 바늘 하나를 잃어 버렸는데 나는 이성을 잃어 넋이 나갈 정도로 소리치며 흥분했다. 도대체 내가 왜 그런지도 모른 채 지쳐 죽고만 싶었다.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면 문제를 해결해 주실 것 같아 선교단체 훈련, 중보기도 사역을 했다. 유산했던 친구를 위해 21일 아침 금식기도도 하고, 내적치유의 책을 읽고, 상담 프로그램 강좌에도 참가했다. 방송대에 들어가 다시 공부도 했지만 결국 계획도 꿈도 사라지며 내가 살아야 할 이유와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

방황을 하던 어느 날 오랫 만에 전화를 한 친구가 흥분된 목소리로 예수님의 부활을 전했다. 친구가 보내준 목사님 설교 동영상과 간증영상을 보니 나와는 너무 달랐다. 문제가 무엇이든 복음으로 다 해결되는 것을 보고 ‘왜? 복음이 다른가? 뭐가 문제지?’ 심각하게 고민하며 일주일 동안 계속 간증을 보았는데, 성령께서 내가 얼마나 하나님 앞에 이기적으로 살아왔는지 비춰주셨다. ‘이대로 죽으면 지옥이구나!’ 조급한 마음이 들어 춘천 한마음교회로 달려갔다.

선포하시는 부활의 말씀과 제자훈련 책자에 집중하는데 고린도전서 15장 말씀이 눈에 딱 들어왔다. ‘그리스도께서 다시 사신 것이 없으면 너희의 믿음도 헛되고 너희가 여전히 죄 가운데 있을 것이요’ 충격적인 말씀 앞에 눈물이 주르륵 흐르며 부활이 빠져 힘이 없는 헛된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음이 선명히 보였다. 부활은 내 신앙의 막힌 담을 모두 헐어주었다. 부활하신 그분은 하나님이시며 나의 주인이셨다. 요한복음 16장의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지 않는 것이 죄인지도 모르고 신념으로 구원받았다 여기며 피 값으로 나를 사신 주인조차 알아보지 못한 어리석은 자임을 알게 되니 통곡할 수밖에 없었다. ‘하나님, 용서해주세요. 제가 이제야 주인을 알아보았습니다. 예수님만이 나의 참된 주인이십니다.’ 그렇게 회개하고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모셨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주인이 되시니 놀라운 변화가 시작됐다. 아픔들을 모두 끌어안고 끙끙거렸던 모든 짐을 내려놓고 완전한 자유함을 누렸고, 포도나무와 가지로 한 생명 된 연합의 비밀을 알게 되며 분노와 낮은 자존감에서도 완전히 벗어났다. 상처 입은 나를 바라보지 않고 오직 부활하신 주님만 바라볼 때 그제서야 비로소 상흔을 가진 부활의 증인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언젠가 복음을 전했던 친구는 ‘친구야. 너무너무 고맙다. 이제 예수님이 내게 어떤 분인지 보이기 시작했어. 눈물이 흘러 그치질 않아’라는 문자를 보내 주었다.

지금도 남편과 딸은 나에게 복음 전할 때 제발 너무 흥분하지 말라고 얘기한다. 가슴 떨리게 하는 복음이니 흥분하지 않으려 해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내 생명 다하는 날까지, 생명을 살리며 가슴 떨리게 하는 이 복음을 전하며 살 것이다.

김숙경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