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 세계에서 1714만8000여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월간 수치로는 최다 기록이다. 북반구가 겨울에 접어들면서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돼 공포의 ‘코로나 겨울’이 올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1일(현지시간)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1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714만8406명으로 집계됐다. 종전 최다인 10월(1216만288명)보다 500만명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지난달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도 27만1549명으로 집계돼 이전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 4월 사망자(19만3784명)를 뛰어넘었다. 지난달만을 기준으로 하면 하루에 9052명, 1분에 6.3명씩 목숨을 잃은 셈이다.
사망자 통계는 확진자 증가세와 시차를 두고 작성되는 만큼 지난달부터 시작된 겨울철 재유행의 여파가 최악의 경우 내년 봄까지도 사망자 폭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주간 신규 확진자가 400만명가량씩 증가하는 만큼 사망자도 크게 늘 것”이라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미주 대륙이 확진자 증가를 주도하고 있으며, 유럽은 주간 단위로는 증가세가 둔화 중이지만 여전히 두 번째로 많은 확진자를 쏟아내는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코로나19 확산을 견인한 미국에선 448만711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날 오후 기준 미국의 누적 확진자는 1410만8606명을 기록했다. 미국인 3명 중 1명은 지난달에 감염된 셈이다. CNN에 따르면 이달 사망자는 3만6900여명으로 매일 평균 1230명이 사망했다. 미 언론들은 “지난달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각 지역 병원이 병상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면서 “사망자 시신 처리를 위해 대형 냉동 트레일러까지 동원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영국이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한 가운데 미 정부도 백신 접종 시간표를 앞당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날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전문가 자문위원회는 코로나19 백신을 의료계 종사자 2100만명과 요양원 환자 300만명에게 가장 먼저 접종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내놨다. 의사와 간호사, 응급의료의원 등 최전방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상대하는 의료진이 면역력을 확보해야만 최소한의 의료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요양원 환자의 경우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가 검증된 다음 접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으나 고령 환자의 추가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 이들도 접종 우선순위에 넣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 40%가 요양원에서 나온 만큼 더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순위 대상자들에 대한 접종이 완료되면 교사와 경찰 등 필수인력과 기저질환 보유자, 65세 이상 노년층 등이 차순위 접종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