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4년금연땐 방광암 위험 60% 줄어

입력 2020-12-07 17:46

방광 질환은 중장년층과 노년층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고질병 중 하나이다. 소변의 저장과 배출을 담당하는 방광에 생기는 각종 질환들은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특히 소변에 피가 비치는 혈뇨가 있다면 암이 아닌지 검사해 볼 필요가 있다.

방광암은 혈뇨가 주된 증상이지만, 다른 질환과 달리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다. 혈뇨 외에도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나 소변이 급해서 지리는 급박뇨와 같은 배뇨 곤란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하지만 배뇨 증상만으로는 방광암과 방광염의 구별하기 쉽지 않다.

방광암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흡연이다. 담배를 피우면 담배의 발암 물질이 폐로 흡수되어 혈액으로 흘러들어가 신장에서 걸러져 소변으로 배출된다. 소변에 들어간 화학 물질이 소변과 직접 닿는 방광의 점막 세포를 손상시켜 암세포를 만든다. 방광암 발생 빈도는 흡연기간 및 흡연량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흡연을 시작한 나이가 어릴수록 방광암의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 흡연은 방광암 발병위험을 2∼7배 증가시키며 남성 방광암 환자의 50∼65%, 여성 방광암 환자의 20∼30%가 흡연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 화학약품 노출, 요로감염, 방광결석 등도 방광암의 위험 인자로 손꼽힌다.

방광암이 의심되는 환자는 소변검사 및 요세포 검사와 함께 방광 내시경 검사를 먼저 받게 된다. 방광 내시경 검사는 방광, 전립선, 요도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검사이다. 이후 병의 진행 단계를 확인하기 위해 컴퓨터단층촬영(CT), 초음파 검사, 자기공명촬영(MRI)과 같은 영상 검사가 이루어진다.

병의 진행 단계에 따라 치료 방법에도 차이가 있다. 점막 혹은 점막 하층에만 있는 비근침윤성(표재성) 방광암은 요도를 통해 내시경을 삽입한 뒤 암을 제거하는 ‘경요도 방광종양절제술’로 종양을 떼어낸다. 점막 하층까지 방광암이 침범하면 방광 내에 BCG(결핵균)나 항암제를 주입하는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암의 진행이나 재발을 막기 위해서다. 방광암이 근육층을 침범한 근침윤성 방광의 경우 방광적출술을 받으며, 다른 장기로 전이된 전이성 방광암인 경우 항암제 치료가 필요하다.

방광암의 발생 위험은 금연과 동시에 감소한다. 담배를 끊은 지 1∼4년 내에 방광암 발생 위험이 60%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루라도 빨리 금연을 실천하고 혈뇨 등 방광암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의 진료를 꼭 받아보도록 하자.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방광암도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정기적인 검진으로 내 몸이 보내는 신호에 관심을 갖는다면 인생 백세 시대에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송강현 원자력병원 비뇨의학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