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나그네 된 백성들’을 쓴 미국의 신학자 스탠리 하우어워스 박사는 2011년 캘리포니아주 풀러신학교 심리학부가 마련한 심포지엄의 주강사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조울증에 걸린 아내와 사는 고통에 대한 진술이었습니다. 그는 밤새 소리 지르는 아내, 자기 재산을 상의 없이 팔아 기부하는 아내, 자신의 친구에게 전화해 성관계를 하겠다는 아내와 함께 살아내야 했습니다. 하우어워스 박사는 자신에게 미친 듯한 에너지가 필요했고 살기 위해 하루에 16㎞씩 뛰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외로웠다고 했습니다.
그는 강연 막바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인생이 왜 그러냐고 묻지 마십시오. 인생에 왜 엉뚱한 일들이 일어나는가 묻지 마십시오. 나는 모릅니다.” 그러면서 덧붙인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은 답이 없이 사는 것을 배우는 것이고, 믿음이란 답을 모른 채 계속 살아가는 것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주어진 내 삶의 모양과 형편에 상관없이 하나님 뜻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신앙인이 돼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요나의 프로필을 아십니까. 요나는 매우 유명한 선지자였습니다. 그가 한 예언이 당대에 실현됐으니(왕하 14:25) 유능한 선지자였습니다. 그런 그가 대놓고 하나님께 불순종했습니다. 최고 선지자의 ‘배신’입니다. 배신은 요나가 다시스행 배를 타는 것으로 표현됐습니다. 그 시절 다시스로 가는 뱃삯은 매우 비쌌습니다. 불순종을 의미하는 뱃삯에 요나는 가진 돈을 쏟아 부었습니다.
인간이 하나님 뜻에서 이탈하려고 마음먹으면 이상한 용기가 생기나 봅니다. 그 많은 돈으로 불순종을 이뤄가는 요나는 당당하기까지 했습니다. 얼마나 당당하면 배 밑에 들어가 코를 골며 잠에 빠져 있을 수 있었을까요.
저는 불순종을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하나님의 통제로부터 벗어나기’ 또는 ‘자기 스스로 자신을 통제하기’. 하나님의 통제에서 벗어나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요. 요나는 하나님의 통제가 없는 곳을 찾아가려고 배에 올랐고, 배 밑까지 내려갔지만 통제할 수 없는 폭풍우를 만나 철저히 실패했고 낮아질 대로 낮아졌습니다. 심지어 물고기 배 속까지 들어갔습니다. 인간에겐 가장 비참한 곳, 물고기 배 속에 들어가는 고난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물고기 배 속까지 심방하신 하나님의 자비 앞에 요나는 결국 무릎 꿇었습니다.
우리는 ‘순종’이라는 경기의 하나님 나라 국가대표입니다. 신앙은 오늘 주어진 삶을 말씀으로 살아보는 것입니다. 때론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삶일지라도 말입니다.
다니엘과 세 친구 이야기는 눈물이 납니다. 그들은 우상에게 바친 제물, 고기를 먹지 않았습니다. 이 일로 느부갓네살왕은 신상을 세우고 그들에게 절하게 합니다. 이들이 절을 하지 않자 풀무 불을 만들어 놓고 지나가라고 합니다. 그러자 그들은 고백합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살리시겠지만, 그리하지 않으실지라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하나님 말씀에 순종합니다.
만약 제가 하나님이면 그들에게 감동돼 번개를 내려 느부갓네살왕을 치든지, 풀무 불에 소나기를 내려 꺼주든지 할 듯한데 하나님은 그 뜨거운 풀무 불을 건너게 하십니다.
다니엘이 사자 굴에 들어갈 때도 하나님은 사자 굴을 폐쇄하시거나 사자를 죽이지 않으시고 그냥 들어가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자녀들에게 다르게 대하시는 게 있다면, 그 고난을 지나가게 하시되 우리 하나님이 그 고난과 함께하신다는 것입니다. 순종하면 하나님이 함께하십니다.
최인선 은혜드림교회 목사
◇기독교한국침례회 소속인 경북 김천 은혜드림교회는 고 최준집 목사가 1988년 5월 ‘감격 있는 예배, 행복한 교회, 꿈이 있는 이 땅’을 모토로 세웠다. 최인선 목사는 2002년 담임목사로 부임해 감격스러운 예배가 있는 교회를 지향하며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