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건 상장뿐… 배터리 명가 LG에너지솔루션 출항

입력 2020-12-02 04:01

LG화학의 전지사업 부문이 독립해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으로 공식 출범했다. 업계는 분할 후 사업 확장 등을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이 이른 시일 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1일 창립총회 및 이사회를 열고 김종현 사장을 초대 대표이사에 선임했다고 밝혔다. 초대 이사회 의장은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맡게 된다.

김 대표는 출범사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불모지였던 대한민국 배터리산업을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개척했고 많은 우려와 역경을 이겨냈다”며 “최근에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누구보다 먼저 구조적인 이익 창출의 기반을 다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우리가 이뤄온 성과들은 생각보다 위대하며 그 저력을 믿고 자신감 있게 미래를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오창, 미국 미시간, 중국 신강·빈강,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생산기지를, 대전, 미국 트로이, 중국 난징,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R&D 테크센터 등을 두고 있다. 국내 임직원 7000여명과 해외 임직원 1만5000여명으로 글로벌 경영체제를 구축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4년 매출 목표 30조원을 설정했다. 올해 매출액은 13조원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배터리·케어·리스·충전·재사용 등 배터리 생애 전반에 걸쳐 서비스를 제공하는 E-플랫폼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그 외에도 전고체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개발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도 집중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다음 행보는 상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공격적 증설이 필요한 시점으로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르면 내년 말에 상장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외 동시 상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LG화학 관계자는 지난 9월 콘퍼런스콜에서 “신설법인 설립 이후 어떤 (기업공개) 방법이 최적인지 판단해야 할 것 같다”며 “한국 외에 상장할 수 있는 가능성은 배제할 요소가 아니고 오픈돼 있다”고 말했다. 당시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의 미국 동시 상장 이력이 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상장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남아 있다. SK이노베이션과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도 그중 하나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는 오는 10일 최종판결을 공개한다는 계획이지만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로 한 차례 더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EV) 등 잇따르는 전기차 화재도 규명해야 하는 부분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0월 코나 EV에 탑재된 배터리를 화재 원인으로 지적하며 국내 리콜을 실시했다. 코나 EV에 탑재된 배터리를 공급한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결함으로 단정 짓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진 GM의 쉐보레 볼트 EV, 독일 오펠의 암페라 e-모델 등에서도 화재가 수차례 발생한 만큼 명확한 화재 원인 규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