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에 나눈 말씀의 메아리가 다시 한번 이어졌습니다. 다섯 처녀가 지혜롭다는 말을 들은 것은 그들이 준비한 여유분의 기름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어리석은 다섯 처녀가 기름을 나눠달라 했을 때 그들은 기름을 나누지 않았습니다. 그랬다가는 자신들의 등불도 꺼질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열 명의 처녀는 서로 가까운 사이지 싶은데도 지혜로운 다섯 처녀는 정에 이끌려 받아들여서는 안 될 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원로장로님이 부인 권사님을 두고서 저 사람도 내게 기름을 나눠주지 않을 테니 걱정이라고 웃음 섞인 농을 했을 때 권사님은 마음을 담아 대답했습니다. 자신에게 나눌 기름이 있다면 얼마든지 나누겠다고 말이지요. 그러다간 천국 가기 힘들다는 남편의 말에도 권사님의 대답은 한결같았습니다. 당신이 가는 곳이 어디라도 따라가겠다고 했으니까요.
기름처럼 믿음도 나눌 수 없다는 것이 주님의 가르침임을 왜 모르겠습니까. 그럴수록 당신이 가는 곳이면 어디라도 따라가겠다는 고백은 더없이 깊은 사랑의 고백으로 다가왔습니다.
한희철 목사(정릉감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