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신규 확진 450명…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 유지

입력 2020-11-30 04:02
충북 제천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지난 28일 밤 많은 시민들이 진단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제천에서는 김장모임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며 29일까지 5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3차 유행’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유지하되 방역 조치를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비수도권은 다음 달 1일부터 일제히 거리두기 1.5단계로 격상된다. 민생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한 판단으로 보이지만 자칫 사태 장기화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수도권에 대해 다음 달 7일 자정까지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유지하되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시설·활동에 대해 방역 조치를 강화한다고 29일 밝혔다. 비수도권에 대해서는 다음달 1일 0시부터 14일까지 1.5단계를 적용한다.

현재 전국에선 경북권·제주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권역이 거리두기 1.5단계 격상 기준을 넘겼다. 지난 1주간(23~29일) 하루 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 수는 수도권 285.7명을 포함해 충청권 32.0명, 호남권 32.6명, 경남권 38.0명, 강원도 19.4명이다. 호남권은 이미 1.5단계 시행 중이고 강원권은 지역에 따라 1.5단계를 적용하고 있다. 경남권도 지난 26일부터 1.5단계를 시행했다. 정부는 부산과 강원도 영서 지역, 경남, 충남, 전북 등 유행이 집중된 5개 시·도와 5개 기초자치단체 등 10개 지역에 거리두기 2단계 상향을 권고했다. 경남 창원시는 이날 0시부터 거리두기 2단계에 들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이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나흘 앞둔 29일 자가격리 수험생들이 수능을 치르는 서울 오산고등학교를 찾아 투명 칸막이가 설치된 책상 의자에 앉아보고 있다. 정부는 이날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를 유지하되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사우나와 실내 체육시설 등에 대한 방역을 한층 강화한다고 밝혔다. 비수도권에 대한 거리두기는 12월 1일부터 1.5단계로 격상된다. 서영희 기자

일각에선 정부가 전국 거리두기 2단계나 수도권의 2.5단계 격상을 논의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으나 거리두기는 최소한도 범위에서 조정됐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 일상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방역의 효과는 다 거두겠다”고 밝혔다. 중대본 측은 확진자 중 고령층 비율이 적고, 가동 가능한 중환자 병상의 여력이 있는 점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조치가 아쉽다는 지적도 나왔다. 초기 대응이 또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전국의 최근 1주간 하루 평균 확진자가 441.6명에 이르는 데다, 국내 발생 확진자만 보면 1주간 하루 평균 416.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2.5단계 기준(400~500명)에 들어가는 수치였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역사회 전파를 빨리 끊어내지 않으면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며 “(2단계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 경각심도 낮아지기 때문에 전파를 한 번에 끊어낼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이 유행을 주도하고 있지만 비수도권 지역의 병상이 부족한 점 등을 감안하면 전국적으로 거리두기 단계를 같은 수준으로 올리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말 동안에도 전국적으로 집단감염이 확산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일 대비 450명 늘어 총 확진자 수가 3만382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서울 동대문구 탁구장과 관련한 집단감염으로 11명이 확진됐고 노원구 체육시설과 관련해 10명, 중랑구 체육시설과 관련해 20명이 감염됐다. 충북 청주시에서는 당구장 선후배모임을 통해 확진자 25명이 발생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