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 분리·젊은 피 발탁·배터리 분가… ‘구광모의 뉴LG’ 완성

입력 2020-11-27 04:03

LG그룹이 2021년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구본준 LG 고문의 계열 분리, 배터리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 출범 등 영향으로 큰 폭의 인사가 이뤄졌다. 구광모 LG 회장의 ‘뉴LG’ 체제가 완성돼 내년부터 구 회장의 경영 스타일이 더욱 뚜렷이 드러날 전망이다.

LG그룹은 26일 ㈜LG 이사회에서 자회사 가운데 LG상사,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LG MMA 4개사에 대한 출자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규 지주회사 ‘㈜LG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는 분할계획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LG신설지주가 이들 4개 회사를 자회사로, LG상사 산하의 판토스 등을 손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식이다.

㈜LG신설지주의 대표이사는 구본준 고문이 맡게 된다. 분할 후 ㈜LG는 전자·화학·통신서비스에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고 신설 지주회사는 성장 잠재력 있는 사업회사들을 주력기업으로 육성해 기업가치 극대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LG는 “내년 3월 주총에서 회사 분할 승인 절차 등을 거쳐 5월 1일자로 ㈜LG와 ㈜LG신설지주로 재편돼 출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원 인사에는 구광모 회장의 ‘실용주의’가 반영됐다. 신규 임원 승진을 통해 젊은 인재를 전진배치해 성장사업을 가속하면서 대부분 최고경영자(CEO)를 유임해 경영의 안정성을 도모했다.

사장 승진자는 지난해 1명에서 올해는 5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상규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과 손보익 실리콘웍스 대표이사,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 이명관 LG인화원장, 이방수 ㈜LG CSR 팀장 등 부사장 5명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LG화학은 41명의 사상 최대 규모의 임원 승진 인사를 시행했다. 사장으로 승진한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사업 수익성 개선 및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 등의 성과를 인정받았다. 다음 달 1일 출범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신임 CEO에는 김종현 LG화학 사장이 내정됐다. LG에너지솔루션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창실 전무, 최고인사책임자(CHO)는 박해정 신임 전무가 맡게 된다.

LG전자는 사장 1명, 부사장 3명, 전무 9명, 상무 43명 등 56명에 대한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LG전자는 이번 조직 개편에서 미래 준비를 위해 북미이노베이션센터 신설을 결정했다. 센터장은 미국 국립표준기술원(NIST) 부국장을 지낸 이석우 전무가 맡게 된다. 선행디자인연구소는 CEO 직속의 CX(Customer eXperience)랩으로 재편됐다. CX랩은 황성걸 홍익대 산업디자인 교수가 이끌게 된다.

LG생활건강의 럭셔리 브랜드 ‘후’의 육성을 맡고 있는 이형석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0대 여성 임원이 발탁됐다. 신규 선임 임원 5명 중 2명은 여성이다.

권민지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