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운명을 결정하는 법원 심문 기일에도 한진그룹과 KCGI 간의 날 선 신경전이 이어졌다.
한진그룹은 25일 자료를 내고 “가처분이 인용되면 대한민국 항공산업은 붕괴한다”며 “10만명 일자리가 사모펀드(KCGI)의 이익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날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KCGI가 산업은행의 한진칼 유상증자 참여를 막기 위해 신청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대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의 첫 심문 기일이다.
한진그룹은 “인수가 무산되면 아시아나항공 신용 등급 하락과 각종 채무의 연체, 자본 잠식으로 인한 관리 종목 지정, 면허 취소로 이어져 대규모 실업 사태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앞서 KCGI가 대안으로 제시한 의결권 없는 우선주 발행 안에 대해서는 “의결권이 없으면 통합 항공사의 경영을 관리 감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산은이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KCGI는 재반박 입장문을 내고 “국가 기간산업과 일자리를 인질로 사법부와 국민을 협박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책은행이 산업 보호 명분으로 지원을 할 땐 자금을 빌려주거나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를 넘겨받아 경영 간섭을 삼가는 게 법률과 관행에 맞는다”고 했다.
가처분 신청 결과는 이르면 이주 내, 늦어도 다음 달 1일까지 나올 전망이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