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포수이자 주장 양의지(33·사진)가 24일 친정 두산 베어스로부터 한국시리즈(KS) 우승컵을 빼앗아오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수차례 영광을 함께 했던 친정으로부터 가져온 우승컵이라 더 뜻깊다.
한국 프로야구 최고 포수의 계보를 잇는 양의지는 본래 두산의 프렌차이즈 스타 출신이다. 지난해 NC에 입단하기 전까지 양의지는 두산에서 5차례 한국시리즈를 경험하며 골든글러브를 4차례나 타냈다. 신인왕 타이틀과 더불어 2016년 한국시리즈를 차지했던 곳도 두산이다. 때문에 이번 KS는 시작 전부터 ‘양의지 시리즈’로 불릴만큼 양의지를 아끼는 양 팀 팬들로부터 기대를 받았다.
양의지는 수비력과 송구 능력에서 리그 수위를 달릴 뿐 아니라 상대 투수들이 두려워하는 ‘슬러거형’ 포수다. 2006년 데뷔 시즌부터 20홈런을 쳤을 정도로 장타력이 좋다. 힘만 아니라 정확성까지 겸비, 이번 시즌에도 정규리그 타율 0.328에 OPS(장타율+출루율)은 1.003에 달했고 3할-30홈런-100타점 기록까지 작성하는 등 훌륭한 시즌을 보냈다. 지난해에도 1984년 이만수의 뒤를 이어 역대 2번째 포수 타격왕이자 타율·출루율·장타율에서 선두를 싹쓸이했다.
이번 우승으로 양의지는 명실상부한 ‘우승 청부사’로서의 면모를 확실히 했다. 양의지는 과거 2016년 소속팀 두산이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NC를 8대 1로 제압한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비거리 115m짜리 선제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당시 NC는 처음 진출한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4전 전패로 무릎을 꿇었다. 양의지가 NC에 오면서 ‘우승 DNA’도 가져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