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덕도 신공항 밀어붙이기, MB의 ‘4대강’과 뭐가 다른가

입력 2020-11-25 04:03
더불어민주당이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을 25일 발의하겠다고 예고했다. 동남권 신공항의 입지를 부산 강서구에 있는 섬 가덕도로 정하고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를 포함해 제도적·재정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한다. 연내 입법이 목표이고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라는데 여당이 초대형 국책 사업을 이렇게 마구잡이로 추진해도 되는 건가.

가덕도는 2016년 정부의 의뢰로 진행된 프랑스 공항 설계 전문기관(ADPi)의 동남권 신공항 입지 종합 평가에서 김해신공항, 밀양에 이어 꼴찌인 3위를 차지한 곳이다. 민주당이 그런 곳을 신공항 건설지로 기정사실화해 밀어붙이는 것은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짓이다.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의식한 정략적 행보라는 것은 삼척동자라도 알 수 있다. 10조원 이상의 국가 예산이 들어갈 국책 사업을 선거용으로 들고 나오는 것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행태다. 게다가 이낙연 대표는 대구 신공항 특별법, 광주공항 이전 특별법도 여야가 함께 처리하자고 한술 더 떴다. 집권 여당의 무책임한 태도에 말문이 막힌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라도 이런 여당을 견제해야 할 텐데 부산 지역 의원들이 특별법을 먼저 발의하며 가덕도신공항을 위한 나팔을 함께 불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정부가 김해신공항 백지화를 최종 결정하더라도 신공항 입지가 곧바로 가덕도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고 그래서도 안 된다. 수요 조사, 입지 선정 절차 등을 다시 밟아 새 입지를 결정해야 한다. 특별법은 그런 과정을 생략하고 부산에 노골적으로 특혜를 주겠다는 것이다. 정부 정책 결정 시스템을 흔들고 국책 사업에 대한 신뢰를 허무는 무리수다. 예타 면제는 선심성 정책 남발로 인한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의 취지를 무력화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민주당의 행태는 이명박정부가 예타를 생략하고 4대강 사업을 강행한 것과 다를 바 없다. 그게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를 민주당과 청와대는 잘 알고 있을 게다. 명분 없는 특별법 추진과 가덕도신공항 강행을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