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사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손발을 맞췄던 인물들로 외교안보팀을 꾸리고 동맹을 중시하는 외교정책으로 회귀할 것임을 시사했다. 여성과 유색인종을 중용해 백인 남성 위주의 행정부에서 탈피하겠다는 약속도 지켰다.
바이든 인수위원회는 23일(현지시간) 차기 행정부의 외교안보팀을 이끌 6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미국 외교 수장인 국무장관에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는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이 기용됐다.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은 기후변화를 담당할 대통령 특사에 지명됐다.
애브릴 헤인스 전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은 국가정보국(DNI) 국장에 발탁되면서 여성 최초로 미국 정보 수장 자리에 오른다. 흑인 여성인 토머스-그린필드 전 국무부 차관보는 유엔 주재 대사에 지명됐다. 쿠바 이민자 출신의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전 국토안보부 부장관도 히스패닉계로는 처음 국토안보부 장관 자리를 낙점받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인선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 당시 고위 당국자들의 한 그룹이 다시 뭉쳤다”면서 “이들은 국제 협력, 동맹 강화, 강력한 미국의 리더십 등 민주당 외교정책의 핵심 원칙들에 대한 신뢰를 공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외교안보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국가안보와 외교정책에 있어서 허비할 시간이 없다”며 “대통령 취임 첫날부터 우리가 직면한 최대 도전에 맞서서 세계를 결집시키는 데 준비된 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는 외교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추고 한·미 관계나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이해가 깊은 인사”라고 평가하고 “정부는 차기 미 행정부 하에서도 굳건한 동맹이 더욱 발전해 나갈 것을 기대하며 이들과 협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20일 만에 정권 인수인계에 협조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바이든 당선인의 정권 인수 작업에도 가속도가 붙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나라 최선의 이익을 위해 에밀리 머피 연방총무청(GSA) 청장, 그리고 그의 팀이 원래 절차에 따라 해야 할 일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내 팀에도 같은 일을 하도록 말했다”고 밝혔다.
CNBC방송에 따르면 머피 청장은 이날 바이든 당선인에게 서한을 보내 ‘이번 대선의 명백한 승자’라고 인정하고 정권 인수인계 절차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통보했다.
GSA가 선거 후 당선자를 승인하면 곧바로 정권 인수인계를 위한 지원이 이뤄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지금까지 이를 막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권 인수인계 협조 지시를 내린 뒤에도 여전히 패배를 공식 인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소송은 강력하게 진행 중이고, 계속해서 싸울 것이며 우리가 이길 것으로 믿는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임세정 김영선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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