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대차, SK, LG 등 주요 그룹에 ‘배터리’ 바람이 불고 있다. 10대 그룹 중 전기차 배터리 관련 사업을 하지 않는 그룹은 신세계가 유일하다. 유통이 주력인 신세계 그룹 특성을 고려하면 사실상 재계 주요 그룹사가 모두 배터리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셈이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배터리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그룹은 삼성, SK, LG 등이다. LG화학은 국내 배터리 제조사 가운데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예상보다 이른 LG화학의 전지사업부문 분할이 흑자 전환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전지사업부문 독립법인 ‘LG에너지솔루션’은 다음 달 1일 출범한다. 내년 상반기쯤 상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SDI는 3분기 자동차전지부문에서 손익분기점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에 연간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소재 수급 안정성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SK는 그룹 내 배터리 사업 수직계열화에 한창이다. 배터리셀을 생산하는 SK이노베이션, 분리막을 생산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동박을 생산하는 SK넥실리스 등 배터리 핵심소재부터 셀까지 그룹 내에서 안정적으로 생산하겠다는 목표다.
현대차도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선보였다. 내연기관 차체에 배터리를 끼워 넣는 방식이 아니라 전기차만을 위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까지 E-GMP 기반 전기차를 23종 판매하는 게 목표다.
10대 그룹 계열사를 중심으로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등 배터리 핵심소재 사업 확장도 한창이다. 롯데알미늄은 배터리용 양극박 생산 확대를, 롯데케미칼은 분리막용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판매 증대를 계획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와 음극재 사업 확장에 나섰다.
한화는 사용후 배터리 활용 방안을 고민 중이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지난 5월 현대차그룹과 전기차(EV) 재사용 배터리 기반 태양광 연계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공동 개발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한화솔루션 첨단소재부문은 배터리 경량화 패키징 소재를 생산 중이다.
현대중공업지주와 GS는 기존의 주유소 플랫폼을 전기차 충전 인프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GS칼텍스는 국내 정유사 중 최초로 350㎾급 급속 충전기를 설치했고, 현대오일뱅크는 전기차 충전소를 운영하는 직영 주유소를 현재 20곳에서 2023년 20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