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한전 ‘장학기금 분쟁’ 12년 만에 매듭

입력 2020-11-25 03:08
총신대(총장 이재서)가 한국전력공사와 장학기금 지급 분쟁을 12년 만에 매듭짓고 내년 1학기부터 신대원생들에게 관련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총신대는 지난 19일 한전으로부터 신안성-신가평 송전선로 변경과 관련해 장학기금 30억원을 받았다.

총신대가 송전탑비상대책위를 구성한 건 2008년 1월이다. 한전이 신안성-신가평 송전선로 건설을 승인받은 후 선로를 일부 변경하는 과정에서 초고압 송전선로와 송전탑이 총신대 양지캠퍼스의 경관과 학생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총신대는 2009년 9월 한전과 ‘철탑 위치변경 협의서’를 작성하고 양지캠퍼스 인접 토지를 매입해 한전에 무상으로 제공하면 한전이 송전선로와 송전탑을 이설하고 장학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총신대가 해당 토지를 매입하지 못하자 한전은 2010년 4월 변경 노선대로 송전선로와 송전탑을 설치했다. 이후 다른 대체부지도 확보하지 못하자 총신대는 지난해 송전탑 등의 이설은 못해도 장학기금은 지급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한전은 상사채권 소멸시효(5년)가 지났다며 거부했다.

총신대는 ‘장학기금채권은 상행위로 발행한 상사채권이 아니라 민사채권에 해당하기 때문에 소멸시효 10년이 적용돼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지난 9월 24일 강제조정을 통해 총신대의 손을 들어줬다.

이재서 총장은 24일 “장학기금을 온전히 학생들을 위해 지원할 수 있도록 심도 있게 논의해나갈 것”이라며 “장학금 지급을 계기로 신뢰를 회복하는 총신 공동체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