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가와 언론인들이 법원·국회·검찰 등 법치주의 핵심기구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진단하고 국민신뢰 회복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법조언론인클럽과 대한변호사협회는 23일 서울 종로구 관훈클럽 정신영기금회관에서 ‘위기의 법치주의, 진단과 해법’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법혼란, 사법불신과 법치주의의 위기’ 주제발표를 통해 SNS에서 판사의 정치적 발언 증가와 편향성 논란이 빚어진 몇몇 판결이 사법 위기를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이어 사법의 탈정치화, 엘리트의식 개선을 신뢰 회복 방안으로 제시했다. 장 교수는 “민주주의·법치주의가 양대 축으로 굴러가야 하는데 법치의 중요성이 민주주의만큼 부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한변협 입법평가특위 위원장인 김현성 변호사는 법치주의를 경시하는 입법부의 행태를 지적했다. 그는 “국회의원들이 법적 공백을 방치한 채 포퓰리즘 입법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지난 5월 31일 기준 위헌·헌법불합치 법률 중 22건(사건번호 기준)이 정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 개혁, 공수처, 위기의 법치주의’를 발표한 바른사회운동연합 공동대표 김종민 변호사는 “검찰 개혁의 출발은 인사권 조정”이라며 대통령의 검사인사권 제한과 독립된 검사인사기구 신설을 제안했다.
활발한 토론도 이어졌다. 이상언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검찰의 독립성 논의는 있지만 중립성 확보에 대한 해답은 잘 보이지 않는다”고 문제제기를 하자 김종민 변호사는 “수사와 수사지휘권 분리, 검사들에 대한 내부 심사절차 강화 등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