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개발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가 자사 백신의 가장 큰 한계로 지적된 ‘영하 70도 이하 초저온 유통’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분말 형태의 백신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미카엘 돌스턴 화이자 최고과학책임자(CSO)는 최근 미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차세대 백신의 형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내년이면 분말 형태의 코로나19 백신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분말 백신은 비강을 통해 가루를 흡입하는 방식이다.
앞서 화이자는 지난 9일(현지시간)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공동 개발 중인 자사 코로나19 백신의 예방률이 95%에 달한다는 임상시험 결과를 내놨다. 하지만 ‘콜드체인(저온 유통체계)’ 문제가 난관으로 제기됐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은 섭씨 영하 70도 이하가 유지됐을 때 최대 6개월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 일반 냉장고에서는 기껏해야 보관 기간이 5일이며 상온에선 2시간에 불과하다. 초저온 특수 냉동고가 없으면 백신이 환자에게 도착하기도 전에 상해버린다는 의미다.
콜드체인 시설을 구축할 수 있는 선진국들은 화이자 백신을 유통할 수 있겠지만 저개발·빈곤 국가들은 공급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남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지역을 포함해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량은 초저온 유통 문제 때문에 주사 형태의 백신에 접근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분말 백신은 콜드체인 저장장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돌스턴 CSO는 분말형 백신의 보관 온도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냉장 보관’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콜드체인 시설을 갖추지 못하더라도 일반 냉장고만으로 백신 공급과 접종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가디언은 과학자들이 저온 저장이라는 코로나 백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온도에 덜 민감한 제형을 찾으려 경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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