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3차 재확산이 현실화되면서 회복세를 보이던 서비스업과 일자리 부문에 다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또 소비 등 내수 충격의 정도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상용화 시기에 따른 경기 회복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관건은 내수 위축을 불러올 소비 하락 폭이 얼마나 될지다. 다만 ‘적응 효과’로 앞선 확산 때보다는 타격 정도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이미 소비자들은 음식점, 숙박 등 대면 서비스와 관계된 ‘외출 소비’는 피하고 있지만 가전제품이나 통신기기, 음식료품 소비 등 ‘집콕 소비’는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소비동향 지표인 소매판매액은 1.7% 늘면서 8월(3.0%)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이 중에서도 음식료품, 의약품, 서적·문구 등 비내구재(3.1%)와 의복, 신발·가방 등 준내구재(1.5%)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의 직격탄을 맞는 대면 서비스업 분야다. 최근 3분기 들어 제조업 부진은 다소 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서비스업은 여전히 위축된 상태다.
지난 3분기 지역경제 동향에 따르면 부동산·주식 거래 증가의 영향을 받은 서울(2.2%)을 뺀 전 지역의 서비스업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1.7% 줄었다.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내수 부진은 노동시장 위축→저물가 현상→경기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 조정되면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4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수도권은 2단계, 호남권은 1.5단계로 거리두기가 격상된다. 정부의 핵심 내수 활성화 대책인 8대 소비쿠폰 사용도 잠정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내수 악화는 고용시장 부진과 수출 여건 악화로 이어진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20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교역 산업에서도 글로벌 수요 감소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취업자 수 감소세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세계 경제 회복 속도가 둔화되면 경제 회복의 핵심 견인차가 됐던 수출이 타격받을 수밖에 없다.
이는 올해 성장률과 직결되는 문제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올해 -1.3%, 내년 2.8%의 성장률 전망치를 내놨다.
오는 2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한은은 마지막 경제 전망을 내놓는다. 당분간 현 기준금리(0.5%)는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내년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최근 국내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코로나19 백신 상용화 가능성이 높아진 점 등이 주된 요인이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번지는 코로나19 재확산 흐름의 여파와 백신의 상용화 및 보급 시기가 성장률 수치를 바꾸는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