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3차 대유행으로 진단했다. 당분간 상황이 안정되기 어려울 거라고 전망하며 모든 모임과 행사를 미루거나 취소해 달라고 호소했다. 주말을 앞두고 신규 확진자는 사흘 내리 300명을 넘겼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0일 “수도권에서 지역사회 유행이 대규모 유행으로 진행하는 양상이 분명해지고 있다”며 “지난 2, 3월과 8월에 이은 3차 유행”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미 수 차례 나온 의견이지만, 정부가 현 상황을 3차 유행으로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총괄조정관은 지난 18일 브리핑에서 “3차 대유행이라고 지칭하기에는 아직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 있다”고 했었다.
확산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손영래 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감염재생산지수가 급등했고 클러스터(감염집단)는 일상생활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안정되기보다는 계속 확산할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중증도가 높은 환자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3일 50명이었던 위중·중증환자는 이날 87명까지 증가했다. 정부는 현재 140개 수준인 코로나19 전담치료병상을 연말까지 200개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거리두기 단계를 높인 지역도 더 나왔다. 경남 창원시가 이날부터 1.5단계를 적용했다. 유일하게 2단계를 적용한 전남 순천시를 포함해 1.5단계 이상의 거리두기를 시행 중인 지역은 전국 15곳으로 늘었다. 정부는 시·군·구의 거리두기를 조정할 때 인구 대비 확진자 수와 감염 전파 양상을 따지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인구 10만명 이하 지역에서는 일주일간 15명 이상 환자가 발생해야 1.5단계 격상을 검토하게 했다. 그밖의 지자체에서는 주간 하루 평균 확진자가 10만명당 1명 이상일 때 검토하도록 안내했다. 결정권은 각 시·도에 넘겼다.
주말을 앞두고 신규 확진자는 사흘째 300명대를 기록했다. 이날 0시 기준으로 확진자 363명이 추가됐다. 국내 발생 320건 중 218건이 수도권에서 나왔다. 충남 아산의 선문대에서는 지표환자와 함께 보령의 펜션으로 여행을 떠났던 친구 등 총 14명이 확진됐다. 경남 창원에서는 친목모임을 통해 2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등 임용고시를 앞둔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대형 학원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관련 밀접접촉자만 200명을 넘고 확진자들의 거주지가 전국 7개 시·도로 다양해 추가 확산 우려가 크다.
정부는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해 달라는 호소를 이어갔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회식과 송년회는 물론, 모든 주말 모임·행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해 달라고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대국민 담화문에서 “지금의 확산 속도는 지난 2월의 대구·경북 상황과 흡사할 정도로 매우 빠르다”며 “확산세를 반전시키지 못하면 숨통이 트였던 일상이 다시 제약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경모 손재호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