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인수 재벌 특혜 아닌 일자리 특혜”

입력 2020-11-20 04:05

이동걸(사진) KDB산업은행 회장이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 “재벌 특혜가 아니라 항공산업과 일자리를 위한 특혜”라고 말했다. ‘혈세를 투입해 재벌에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적극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이 회장은 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책임 경영 보장을 강조하면서 건전·윤리 경영에 대한 감시의 끈을 바짝 쥐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회장은 1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로나19 직격탄으로 글로벌 항공·운수산업이 붕괴 위기다. 이대로 가면 우리 국적 항공사도 공멸한다”고 지적하면서 “항공·운수산업의 대지각 변동에서 우리 국적 항공사가 살아남으려면 환골탈태가 필요하고 그 조치의 일환으로 이런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시급하고 불가피했다는 얘기다.

이 회장은 향후 한진칼이 아시아나를 인수한 뒤 한진그룹 조 회장의 책임 경영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은 채권단과 외부 전문가로 구성되는 경영평가위원회의 심사 결과에 따라 조 회장의 경영 실적이 나쁘면 조 회장의 해임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조 회장은 담보 가치 1700억원인 한진칼 지분 전체를 담보로 제공했다”면서 “산은은 경영평가를 통해 성과가 미흡하면 담보를 처분하고, 경영 일선에서 퇴진토록 하는 등 무거운 책임과 의무를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인수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재벌 특혜’ 논란에 적극 항변했다. 이 회장은 “지난 50년간의 개발 금융 시기에 대한민국 모든 산업 가운데 재벌이 없는 산업이 어디 있느냐”면서 “재벌을 제외하고 항공산업 재편을 누구와 협상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번 매각은)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것이고 고용을 유지하고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3자연합’의 아시아나 인수 반대에 대해서는 “실제 협상 대상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3자연합이 생산적인 제안을 한다면 언제든 협상에 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3자연합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됐다.

앞서 3자연합은 산은에 배정하는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의에 반발하면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다. 산은은 법원이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면 이번 매각은 무산될 것이며 이 경우 차선의 방법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