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41·후지타 사유리)가 비혼 상태에서 기증받은 정자로 아들을 낳아 이목을 끈 가운데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3명은 결혼 없이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18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20년 사회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 5월 13~28일 전국 만 13세 이상 약 3만8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30.7%였다. 이 비율은 2012년 22.4%, 2014년 22.5%, 2016년 24.2%로 20%대 초중반을 보이다가 2018년 30.3%로 훌쩍 뛰었고 2년 후에도 증가세가 이어졌다. 또 ‘남녀가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응답자의 59.7%를 차지했다. 마찬가지로 해당 비율은 2012년 45.9%에서 꾸준히 늘다 2018년 56.4%로 50%를 넘은 뒤 올해는 60%에 육박했다.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중은 51.2%로 2년 전보다 3.1% 포인트 늘었다.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41.4%, ‘하지 말아야 한다’는 4.4%였다. 남자가 여자보다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이 13.8% 포인트 더 높았는데, 특히 미혼 남녀의 경우 미혼 여자(22.4%)와 미혼 남자(40.8%)의 견해 차이가 18.4% 포인트로 더 크게 벌어졌다.
한편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불안 요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반영하는 답변이 상위 순위에 놓였다. 1위는 ‘신종질병(32.8%)’이 꼽혔는데 2년 전 비중(2.9%)보다 11배 이상 늘어났다.
경제적 위험(14.9%)이 올해 두 번째로 불안한 사회 요인으로 꼽혔다. 2년 전보다 2.1% 포인트가 늘었는데 코로나19에 의한 실직, 취업난, 집값 급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범죄(13.2%), 국가 안보(11.3%)가 뒤를 이었다. 2년 전에는 범죄(20.6%)에 대한 불안이 가장 컸고, 국가 안보(18.6%), 환경 오염(13.5%) 순이었다. 코로나19 전후 한국사회의 변화상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남녀 모두 공통적으로 신종질병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불안 요인이라 생각했다. 다만 2위의 경우 남자는 경제적 위험(17.1%)을, 여자는 범죄(16.8%)를 꼽아 성별 차이를 보였다.
동시에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31.8%로 2년 전보다 11.3% 포인트 증가했다. 식량 안보, 국가 안보, 먹거리 위생, 자연재해, 건축물 및 시설물 위험과 관련해서는 안전하다는 응답이 안전하지 않다는 응답보다 높았지만, 신종 질병과 개인정보 유출 등에서는 안전하지 않다는 응답이 높았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