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영국에서 일어난 교회개혁운동인 ‘청교도운동’에 담긴 청교도 교리와 설교법 가운데 오늘날 한국교회가 계승·발전시켜야 할 설교학적 의미를 살피는 세미나가 열렸다.
합동신학대학원대(총장 정창균)는 17일 ‘한국교회를 위한 청교도 설교의 유산과 적실성’을 주제로 제32회 정암신학강좌를 열었다. 합동신대 정암신학연구소가 주최하고 총동문회가 주관했다. 경기도 수원 합동신대 대강당에서 진행된 강의는 온라인으로도 생중계됐다.
합동신대 이승진 교수는 세미나 주제와 같은 제목의 세 번째 강연에서 2000년의 설교 역사 속에서 가장 탁월한 교회 개혁을 쟁취한 설교로 평가받는 ‘청교도설교운동’의 특징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21세기 한국교회가 지속적인 교회 개혁과 부흥을 위해 배우고 계승·발전시켜야 할 ‘성경적 설교 사역’의 전략을 모색했다.
이 교수는 종교의 세속화로 설교와 설교자의 영적 권위가 약화했다고 지적했다. 설교 메시지의 내용과 목표도 기독교 복음의 공공성에서 벗어나 신자 개개인의 내면세계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갈등, 불안 등의 문제 해소에 집중하는 종교활동에만 치우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퓨리탄리폼드신학교 총장 조엘 비키 교수의 연구를 인용해 청교도 설교는 청중의 지성을 향해 성경에서 말하는 진리를 분명히 이해시키고, 죄에 대한 신자의 양심과 하나님의 준엄한 심판을 날카롭게 마주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우리 설교가 신자들의 내면 문제뿐 아니라 각자 삶의 현장에서 거룩한 사고와 성품, 그리고 이웃과 교회 공동체를 섬기고 배려하는 성품을 계발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면서 “신자들이 한국사회 속에서 거룩하고 모범적인 양식으로 선도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권면하고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선 강연에선 네덜란드 아펠도른신학교 총장 헤르만 셀더하위스 교수가 ‘청교도 설교자 교육을 위한 모델로서의 하이델베르크 신학’과 ‘청교도 사상에서 설교자의 의미와 위치’란 제목으로 강연했다. 셀더하위스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로 이날 현장에 참석하지 못해 사전 제작된 강의안을 합동신대 이남규 이승구 교수가 각각 나눠 대독했다.
18일부터 20일까지는 합동신대 청교도연구센터 주관으로 ‘합신 청교도 대강좌’가 열려 비키 교수, 합동신대 김병훈 안상혁 교수가 청교도 교리와 설교를 주제로 각각 강연한다.
수원=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