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내부 확산의 혼란 속에서 오스트리아 원정 2연전을 소화한 한국 축구대표팀이 험난한 귀국길에 올랐다. 당분간 현지에 체류하는 확진자의 빠른 귀국은 과제로 남았다.
대표팀에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엄원상(광주)·이창근·권경원(이상 상주)·정태욱·구성윤(이상 대구)과 코칭스태프, 대한축구협회 직원들은 18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출국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해 19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해외파는 오스트리아에서 곧바로 소속팀의 연고지를 향해 흩어졌다. 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은 17일 오스트리아 마리아 엔처스도르프 BSFZ 아레나에서 카타르와 평가전을 2대 1 승리로 마친 뒤 곧바로 소속팀에서 제공한 전세기편으로 영국에 갔다.
프랑스 지롱댕 보르도의 황의조, 독일 라이프치히의 황희찬과 홀슈타인 킬의 이재성, 카타르 알사드의 남태희·정우영은 경기를 마치고 숙소에서 하루를 묵은 뒤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국내파인 전북·울산 소속 선수들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따라 카타르로 행선지를 정했다.
대표팀은 올해 첫 국가대표팀 간 평가전으로 오스트리아에서 2연전을 펼쳤다. 하지만 지난 15일 멕시코(2대 3 패)와 평가전을 앞두고 현지에서 진행한 두 번의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권창훈(프라이부르크)·황인범(루빈 카잔)·조현우(울산)·나상호(성남)·이동준·김문환(이상 부산)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격리됐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당초 소집한 25명의 선수들 중 확진자 6명을 전력에서 제외하고 2연전에 임했다. 전적 1승 1패에 4득점 4실점으로 만족할 만한 성적을 냈지만, 코로나19의 팀 내 확산 상황을 수습하며 귀국하는 혼란을 겪고 있다.
팀 내 확진자 가운데 오스트리아와 인접한 독일에서 활약하는 권창훈은 지난 15일 방역 차량에 탑승해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나머지 5명의 확진 선수는 오스트리아에서 체류하며 자가격리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팀과 동행한 대한축구협회 일부 인원은 확진자 보호를 위해 오스트리아에 남았다. 특히 확진 선수의 회복과 식사를 책임지는 내과 전문 주치의와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조리장은 자진해서 잔류를 결정했다. 협회 관계자는 “주치의와 조리장은 물론이고 여러 지원스태프들이 확진자의 안전한 귀국을 준비하기 위해 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