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사건 담당 검사 부른 윤석열… “우월한 지위 남용 엄정 대응”

입력 2020-11-18 04:06

윤석열(사진) 검찰총장이 17일 “우월한 지위를 부당하게 남용한 범죄에 적극 대응해 을의 지위에 있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함으로써 공정하게 형사법을 집행하는 것이 검찰에 맡겨진 기본적 책무”라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구내식당에서 열린 ‘사회적 약자 보호’ 관련 오찬 간담회에서 “갑질 범죄의 특성상 피해자가 법적 지원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인 점을 고려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피해자 지원이 되도록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입주민의 폭행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우이동 아파트 경비원 사건과 채용과정에서의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사건, 부당노동 행위 사건 등을 수사한 서울북부지검 수사팀 등 부장검사 3명, 검사 3명이 참석했다.

윤 총장은 “형사부 사건들이 처리하기 어려운 것을 알고 있다”며 형사부 검사들을 격려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수학의 정석’을 언급하며 “기본 문제만 풀게 하지 말고 실력 문제도 풀게 해야 한다”며 “초임검사라고 간단한 사건만 맡기지 말고 어려운 사건도 맡겨서 사건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해 달라”고도 당부했다고 한다.

대검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는 사회적 약자를 상대로 한 범죄에 엄정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총장은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 보호에 힘쓴 검사들과 2차례 더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대전고검·지검 방문을 시작으로 8개월 만에 재개한 일선청 방문도 이어갈 계획이다.

일각에선 윤 총장이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해 온 ‘국민의 검찰’을 실현하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 총장은 지난해 7월 취임사에서 국민을 24번 언급하며 “검찰 권력이 국민에게서 나온다. 형사 법 집행은 헌법과 법에 따라 국민을 위해서만 쓰여야 한다”고 했다. 신년사를 통해서는 “사회 곳곳에 숨어 있는 불공정에 단호히 대응하고, 사회적·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 검찰의 기본적인 책무”라고 밝혔다. 지난 3일과 9일 충북 진천에서 열린 차장·부장검사 상대 강연에서도 ‘공정’과 ‘국민’을 강조했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