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씨 2~8도서 30일간 효과 … 내년까지 13억회분 생산

입력 2020-11-18 04:08
모더나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모습. 연합뉴스

화이자에 이어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도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을 알렸다. 모더나는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마지막 3차 임상시험에서 94.5%의 예방률을 보였다고 지난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1주일 전 공개된 화이자 백신의 예방률은 ‘90% 이상’이었다.

미 온라인매체 쿼츠는 17일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은 화이자 백신과 무엇이 다른가’라는 기사를 통해 두 백신의 차이를 소개했다. 쿼츠에 따르면 3차 임상시험 참가자는 화이자 4만3500여명, 모더나 3만여명이다. 참가자의 절반은 실제 백신을 맞고 대조군인 나머지 절반은 소금물로 만든 플라시보(가짜약)를 맞는 임상시험 방식은 동일하다.

화이자 임상시험에서는 백신 투여 집단에서 8명, 가짜약 투여 집단에서 86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백신이 효과가 없었다면 백신군에서도 86명 정도의 감염자가 나왔겠지만 8명에 그쳤다는 의미다. 모더나의 경우 백신 투여 집단에서 5명, 가짜약 투여 집단에서 90명의 감염자가 나와 다소 나은 효과를 보였다.

두 백신의 결정적 차이는 보관 방식에 있다. 화이자 백신은 접종 전까지 영하 70~80도를 유지해야 최대 6개월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일반 냉장고에 보관할 경우 최대 5일에 그친다. 초저온 의료용 냉동고를 필수적으로 갖춰야 하는 까다로운 방식이다. 그러나 모더나 백신은 표준 냉장 온도인 섭씨 2~8도에서 30일간 효과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하 20도에서는 최대 6개월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두 백신은 효능과 안정성 면에서 비슷한 수준을 보였지만 보관이나 유통의 용이성 측면에서 모더나 백신이 훨씬 실용적이라는 평가다. 백신 접종 후 면역이 얼마나 지속되는지는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나온 뒤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더나 백신의 초기 예상 공급량은 1000만명, 화이자는 1500만~2000만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화이자는 내년까지 6억7500만명이 접종할 수 있는 양인 총 13억회분 백신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5억~10억회분을 내년까지 생산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가격이다. 모더나는 이미 자사 백신 1회 접종분의 가격을 37달러(약 4만1000원)로 정했다. 화이자는 이보다는 낮은 20달러(약 2만2000원) 수준이다. 존슨앤드존슨이 개발 중인 백신 가격을 10달러로 책정한 점을 고려하면 두 회사의 백신은 비싼 편이다. 유럽연합(EU)은 모더나 백신 수백만회분의 구매 협상을 진행 중이며 공급가는 1회분당 25달러 미만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