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국 대유행 안 되도록 1.5단계에서 막아야 한다

입력 2020-11-18 04:02
일상과 방역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정부가 서울·경기의 거리두기 단계를 19일 0시부터 2주간 1.5단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최근 1주일 동안 수도권 하루 평균 확진자가 100명을 넘은 데다 고령 확진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자칫 전국 대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조치다. 시민의 일상이 불편해지고 소상공인의 부담이 커지겠지만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코로나 확산세를 잡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1.5단계 조치로 ‘미스터트롯’ 서울 공연이 무기한 연기되고,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 이후 예매가 입장객 수 제한으로 자동 취소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그래도 1.5단계는 대부분 사업장이 영업을 계속하면서 단위 면적당 이용객 수를 제한하는 정도이다. 하지만 대유행을 막지 못할 경우 맞닥뜨릴 2단계는 차원이 다르다. 많은 영업장이나 시설이 영업 자체를 못 하게 된다. 우리의 일상생활이 크게 위협받게 되는 것이다. 2단계가 되면 노래방이나 실내체육시설 등은 오후 9시 이후 영업이 중단되는 등 민생을 어렵게 하는 강력한 방역조치가 시행된다. 우리가 예전에 겪어봤던 일이다. 소상공인에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알기에 앞으로 2주간 코로나 확산을 차단하는 데 모두가 한마음 한뜻을 모아야 할 것이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방역 여건은 좋지 않다. 49만명의 수험생이 모이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연말연시 모임도 슬슬 시작되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실내 활동이 늘고 있다. 2주간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 수능을 안전하게 치를 수 있을지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나라 밖에선 미국 제약회사 모더나가 개발 중인 백신 효과가 94.5%라는 희소식이 날아왔다. 미국은 다음 달 승인을 마치고 가능한 한 빨리 보급하겠다는 방침이나 백신이 우리에게까지 도달하려면 최소한 6개월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백신을 믿고 들떠 방역수칙을 게을리하기엔 시기상조다. 개개인이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마스크 잘 쓰고, 손 잘 씻고, 불필요한 모임을 자제하면서 긴 겨울을 대비하는 것이 지금으로선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