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어린 시절은 깊은 어둠 그 자체였습니다. 부모님은 항상 다툼과 불화가 가득했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아버지도 연달아 같은 선택을 했는데 시신을 직접 수습해야 했습니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엔 너무 절망적인 시간이었습니다.
처참히 무너진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공부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2011년 성균관대 화학공학과에 진학했습니다.
대학 입학 후에도 더 좋은 미래를 위해 학업에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말할 수 없는 공허함이 있었습니다.
‘열심히 해서 잘되고는 있는데 내가 왜 살지. 나도 부모님처럼 갑자기 극단적 선택을 하는 거 아냐. 그냥 자다가 자연스럽게 죽었으면 좋겠다.’ 공허함 뒤에 찾아오는 삶의 본질적 질문이 반복됐고,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인생인지 모르는 인생이었기에 고장 난 나침반처럼 방향 없이 살아갔습니다.
그러던 중 친구의 소개로 2016년 성균관대 ‘해피브릿지’ 모임에 가게 됐습니다. 그 모임에는 그동안 살면서 느낄 수 없었던 따뜻함이 있었습니다. 별로 뛰어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사람들이 뭐가 그리 행복해 보이는지, 여유도 넘치고 다른 세계에 사는 것 같았습니다. 가끔 모임에 참석하며 그들이 믿는 예수님에 대해 알아갔고, 예수마을셀교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해 열린 제31차 행복치유수양회에 참석해 살아계신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습니다. 주님은 어린 시절부터 쌓여온 모든 상처를 만지고 치유해주셨습니다.
제자양육을 받으면서 저의 존재 목적을 알게 됐고 상처로 어그러진 성품들이 변화되기 시작했습니다. 훈련을 받으며 영혼을 구원하고 제자로 삼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먼저 하나님 나라와 의를 구하니 좋은 직장도 주셨습니다.
치열한 직장생활 중 여러 사람을 만나 복음을 전하고, 노방전도 등을 하며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런데 영혼의 열매가 없었습니다. 전도현장에서 종종 한계에 부딪히며 제자 삼는 것이 내겐 너무 어려운 것이라고 여겨졌습니다.
그렇게 막혀서 답답하던 때에 목사님께서 ‘셀그룹 제자양육’ 책으로 한 영혼에 다가가서 그저 함께 읽고 나누라고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책으로 나눈다고 전도가 될까’ ‘제자를 삼을 수 있을까’ 의심했지만, 순종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더니 놀라운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했습니다.
지난해 초에 양육했던 새가족은 저보다 훨씬 많은 불신 영혼들에게 제자 양육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전도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의 든든한 제자로 세워져 차기 리더십으로 준비되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는 복잡한 논리와 철학으로 하나님을 이해하려 했던 새가족 역시 양육을 통해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게 됐고 주일예배와 셀 모임(셀예배)을 함께 드리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제자양육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제자 삼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준비된 예비 제자들이 세워지고 있습니다.
저는 선친이 연탄가스로 저와 동반자살을 시도할 때의 후유증으로 뇌에 손상이 생겨 간질(뇌전증)을 앓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믿기 전엔 심한 발작으로 수치심과 자존심이 상할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네 은혜가 내게 족하도다”고 응답받았던 바울처럼 모든 것이 은혜임을 깨닫고 포기하지 않고 한 영혼을 향해 이 길을 달려가고 있습니다.
저처럼 더럽고 추악한 죄인을 살리시기 위해 예수님이 어떤 고통을 당하셨는지, 그것을 알기에 이 길을 절대 멈출 수가 없습니다. 어떤 고통과 어려움이 와도 기쁨으로, 눈물로 영혼 구원과 제자 삼기 위해 달려가겠습니다. 주여, 내 삶을 받아주소서.
박윤석 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