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개발 CEO “내년 겨울 평범한 일상 되찾을 것”

입력 2020-11-17 00:07

내년 겨울이면 사람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제약에서 벗어나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제시됐다. 백신 개발과 공급이 신속히 이뤄져 내년 추위가 닥치기 전까지 접종률을 최대한 높인다는 전제하에서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함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우구르 사힌(사진) 최고경영자(CEO)는 15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백신의 보급으로 사람 간 전염률은 50%까지 감소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화이자는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3상 임상시험에서 90%의 예방률을 나타냈다고 지난주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터키 남부 출신으로 4살 때 부모를 따라 독일 쾰른으로 건너 온 사힌은 같은 터키 이민자 2세이자 바이오엔테크의 최고의료책임자(CMO)를 맡고 있는 아내 외즐렘 투레치와 함께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주도했다.

사힌은 인터뷰에서 “내년 여름쯤 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면서 “어쩌면 예방률이 90%에는 이르지 못할 수 있지만 그 정도만으로도 팬데믹의 확산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지금까지 다른 바이러스들로부터 경험한 것을 추론한다면 과학자로서 이번 백신은 질병의 전염을 막아내는 데 효능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힌은 “올겨울은 힘들다”면서 “백신은 올겨울 확진자 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겨울이 지나 내년 여름이 되면 (계절적 요인으로) 감염률이 줄고, 가을이 되기 전에 백신 접종이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신 공급 시점에 대해서는 “만약 모든 것이 잘 진행된다면 올 연말이나 내년 초부터 백신의 납품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내년 4월까지 전 세계에 3억회분 이상의 백신을 납품해 백신의 효과가 나타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화이자 백신이 젊은층과 고령자들에게 동일한 예방률을 나타내는지도 관심이다. 이에 대해 사힌은 “이달 안에 더 구체적인 답변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백신을 접종했을 때 면역력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아직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지금까지 관찰된 백신의 주요 부작용은 며칠 동안 주사 부위에 발생하는 가벼운 (또는 중간 정도의) 통증이다.

이 가운데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도 코로나19 백신 3상 임상시험에 참여한 3만여 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예방률이 94.5%로 나타났다는 중간결과를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화이자의 백신은 영하 70도를 유지하며 운송·보관해야 하지만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은 일반적인 냉장 온도인 섭씨 2~8도에서 30일까지 보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영하 20도에서는 6개월까지 보관할 수 있다.

모더나는 올해 안에 약 2000만회분의 백신을 생산할 예정이며, 이미 수백만회분의 백신을 만들어놓은 상태다.

스테판 호게 모더나 의장은 “우리는 코로나19를 멈출 수 있는 백신을 가지게 될 것”이라면서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 사용 승인을 받게 되면 몇 시간 안에 선적을 완료하고 즉각적으로 배포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