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버무린 김치 나누며 코로나 극복해요”

입력 2020-11-17 04:02
서울 도봉구 순복음도봉교회에서 16일 열린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 참여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민일보와 농협중앙회, 삼성물산이 후원하고 순복음도봉교회, 도봉구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예년과 달리 참가자들이 사회 취약계층 가정에 직접 김치와 반찬을 전달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권현구 기자

늦가을 추위가 한풀 꺾인 16일 서울 도봉구 순복음도봉교회에서 노란 조끼를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김치 포기가 담긴 묵직한 스티로폼 상자를 한아름씩 품에 안고 날랐다. 저마다 김치 상자를 직접 들거나 손수레로 분주하게 나르는 사이 어느새 상자 100여개가 교회 마당 한쪽에 가득 쌓였다. 땀 흘리며 김치를 나르는 이들의 얼굴에는 김치와 반찬을 받아볼 이웃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웃음이 한가득 번졌다. 교회에는 화기애애한 웃음 소리가 높게 울려퍼졌다.

겨울을 코앞에 둔 이날 국민일보와 농협중앙회, 삼성물산이 후원하고 순복음도봉교회, 도봉구가 주최한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가 순복음도봉교회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변재운 국민일보 사장,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장철훈 농협경제지주 대표, 이동진 도봉구청장 등과 자원봉사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올해 13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예년과 달리 현장에서 직접 김장을 담그는 행사를 진행하지 않고 참가자들이 사회 취약계층 가정에 직접 김치와 반찬을 전달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올해 행사는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회 취약계층과 농민들 모두에게 보내는 희망과 응원이 더해졌다. 변 사장은 “좋은 재료에 정성을 담은 맛있는 김치로 많은 이웃들에게 희망이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 의원은 “코로나19 시국으로 인해 어려운 상황이지만 김치를 받는 모든 분들이 이웃의 따뜻한 정을 느끼고 올 겨울 건강하게 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이들은 예년과 달리 김장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을 아쉬워하면서도 온정의 뜻을 전했다. 2008년부터 매년 행사에 참여했다는 강신득(68)씨는 “매년 다 함께 김치를 버무리며 친교를 나누고 추억을 쌓을 수 있었는데 올해는 김장을 하지 못해 많이 아쉽다”면서도 “반찬과 김치를 받을 모든 이들이 따뜻한 겨울을 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월순(59)씨는 “많은 분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김치 한 포기나마 서로 나누며 이웃들이 행복해할 모습을 생각하면 흐뭇하다”고 전했다.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는 이날 순복음도봉교회를 시작으로 20일 구로구청, 21일 경기도 구리 동부순복음교회에서도 열린다. 국민일보와 농협이 공동 기부한 김치 5000포기는 저소득층 가구, 다문화가정, 독거노인 등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