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과 회의 300번 거쳤다… 새 광화문광장 조성 첫 삽

입력 2020-11-17 04:05
서울 광화문광장의 서측도로가 보행공간으로 조성된다. 사진은 완공된 뒤의 광화문광장 상상도. 서울시 제공

거대한 ‘교통 섬’으로 고립됐던 서울 광화문광장을 시민이 일상에서 걷고 쉬기 편한 공간으로, 일제가 훼손한 역사성을 살린 국가중추공간으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 서울시가 16일 첫 삽을 떴다. 내년 3월 광장 서측도로(세종문화회관 쪽)가 폐쇄되고 광장 동측(주한 미국대사관 앞)으로 양방향 차량 통행이 이뤄지며 같은해 10월에는 광장 서측에 물과 숲이 어우러진 공원 같은 광장이 조성된다.

치열한 토론과 시민소통을 거쳐 청사진이 마련된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사업은 광장 동측도로 확장 정비를 시작으로 서측도로 정비, 공원같은 광장 조성 순으로 진행된다.

우선 내년 2월까지 동측도로 확장 정비를 완료해 서측차로의 통행차량이 동측으로 통행할 수 있도록 한다. 서측차로의 차량 통제 시기는 동측도로 상·하행선 차량 흐름 안정화를 고려해 확정할 예정이다. 광장 서측편 보도 일부 구간(정부서울청사 앞~세종문화회관 앞)은 구역별로 나눠 내년 1월까지 매장문화재 발굴조사를 실시한다. 차로는 내년 3~4월 발굴조사를 추진한다.

16일 광장 이순신동상 앞에서 공사에 착수한 굴착기 모습. 최현규 기자

도로정비가 완료되면 보행길로 변하게 될 세종문화회관 쪽 서측도로 공간에는 ‘공원을 품은 광장’이 조성된다. 시민소통 과정에서 지역주민을 비롯해 가장 많은 시민들이 제안한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한국의 자연을 담고 사계절을 느낄 수 있도록 키가 큰 나무 37종 317주, 키 작은 나무 30종 6700주를 심는다. 또 33종 3만3431본의 꽃과 2698㎡ 면적에 2종의 잔디를 심어 숲과 그늘, 꽃과 향기가 있는 아름다운 풍경으로 채워진 광화문광장으로 만들어 갈 예정이다. 아울러 세종문화회관 옆 세종로주차장 앞에는 사계절 공원이 조성된다.

광장 동측에 자전거도로(폭 1.5m, 길이 550m)도 조성한다. 특히 동측도로 확장 정비 공사의 경우 세종대로 사람숲길(서울역 앞~세종로사거리 1.5㎞) 조성에 따른 차로 연계 등을 고려해 주요 공정을 올해 안에 최대한 마무리할 계획이다. 동절기 도로공사에 따른 부실시공 방지를 위해 도로 경계석 등 주요 공정은 올해 최대한 완료하고, 그 외 보도 등은 동절기 이후 시공하거나 최소화 할 예정이다. 공사기간 동안 현재 수준의 통행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1개 차로만 최소한으로 점유하고, 인근 이동차량과 대중교통 이용시민의 불편 최소화를 위한 17가지 계획을 담은 ‘종합교통대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서울경찰청과 합동으로 ‘광화문광장 교통관리 TF’를 가동한다.


아울러 문화재청과 서울시가 공동 추진하는 ‘경복궁 광화문 월대 등 문화재 복원 및 주변정비 사업’은 광장 변화와 연계해 추진한다. 광화문 월대는 사직로 기능 유지 등 교통흐름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내년 상반기 관계기관 협의 등 사전 행정절차를 진행한다. 이어 내년 하반기 정밀 발굴조사를 통해 2023년까지 월대 등 문화재 복원과 주변을 정비한다. 서울시는 궁극적으로 광화문광장을 차가 다니지 않는 전면적인 보행광장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일부 시민단체가 반대하고 있지만 지난 4년간 300회 넘게 시민들과 치열하게 토론하고 소통하며 만든 결과물인 만큼 그 노력과 기대가 헛되지 않도록 사업을 흔들림없이 추진하는 것이 시민들과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