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서 지난 9일간 108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 2월 첫 확진자 발생 이후 9개월간 발생한 전체 환자 404명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감염 원인에 대한 의문이 커지는 상황이다.
15일 강원도 보건당국에 따르면 철원 5명을 비롯해 홍천 3명, 인제와 양양에서 1명씩 모두 10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강원 지역에선 7일 9명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108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강원도는 다른 광역지방자치단체에 비해 인구밀도가 낮아 ‘코로나 청정지역’으로 손꼽혀 왔다. 150만명의 인구에 면적은 1만6873㎢로 국내 면적의 16.7%를 차지한다. 인구밀도는 2018년 기준 ㎢당 90명으로 전국 최저 수준이다. ㎢당 1만6034명인 서울의 180분의 1이다. 이를 반영하듯 이달 초까지만 해도 강원도는 1주일 평균 확진자가 2명 미만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양구와 정선을 제외한 나머지 16개 시·군에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발생했다. 가족과 지인, 직장, 요양원 등 발생장소도 다양하다. 감염원을 알 수 없는 이른바 ‘깜깜이’ 확진자도 속출하는 양상이다.
철원에선 지난 12~15일 1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교장 연수에 참여해 확진 판정을 받았던 철원의 한 초등학교 교감 A씨와 관련한 확진자가 6명이다. 전날 50대 간병인이 확진 판정을 받은 철원의 한 장애인요양원에서도 5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인제에서는 금융 다단계 판매업과 관련한 ‘n차 감염’이 이어지고 있고, 홍천에선 요양병원, 원주에선 교장 연수 관련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
관광지인 속초 홍천, 수도권과 가까운 원주 춘천, 군부대 밀집지역인 철원 등지에는 잠재적인 ‘깜깜이’ 확진자가 산재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감염병 전문가 이승준 강원대학병원장은 “바이러스가 이미 널리 퍼져 인구밀도가 낮다고 코로나19 감염을 피할 수 있는 건 아니다”며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격상해 개인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는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격상 검토에 들어갔다. 특히 방역당국은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사례 속출로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지역사회에서 2차, 3차 감염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긴장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현재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 집단발생 원인을 명확히 밝히긴 어렵다”고 언급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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