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남자 국가대표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역을 겪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멕시코전을 치러냈지만 이후 카타르전까지 무사히 일정을 마무리 할 수 있을지도 확실치 않다. 확진 판정 난 선수들을 어떻게 관리할지,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 어떻게 대처할지도 현지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다.
대표팀은 15일 오전 오스트리아 비너노이슈타트 스타디움에서 멕시코와 평가전을 벌인 끝에 3대 2로 역전패했다. 전반 이른 시간에 유럽파 공격수 듀오 손흥민과 황의조가 선제골을 합작해냈으나 이후 전반적으로 끌려다니는 경기를 펼쳐 역전을 허용했다. 멕시코가 전력 상 세계 11위의 강팀이라는 걸 고려하더라도 경기력 자체가 그리 긍정적이지는 못했다.
대표팀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는 6명, 스태프는 1명이다. 이 때문에 대표팀은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앞서 부상과 차출 거부 등으로 주전 수비진이 대거 제외된 데다 수비수 권창훈과 공격수 이동준, 골키퍼 조현우에 중원 핵심 황인범까지 12일 검사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됐다. 수비수 김문환과 공격수 나상호까지 재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전력에서 제외됐고 채취 샘플 확인 결과 최종 확진됐다. 이외에도 대표팀 스태프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협회 관계자는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들은 10일 격리 뒤 다시 검사를 해서 음성 판정을 받으면 격리를 해제하는 게 현지 지침”이라면서 “다만 격리 뒤에도 다시 양성 판정을 받는다면 문제가 복잡해진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소속팀 복귀나 귀국 자체가 한참 미뤄질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아직 평가전 이후 세부 현지상황은 전달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감염 경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잠복기 등을 따졌을 때 오스트리아 숙소 현지인뿐만 아니라 유럽파 선수들을 통해 바이러스 전파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 선수들이 출국 72시간 전에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출국 전 이미 감염됐을 수도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라 남은 일정을 그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비슷한 상황에도 경기가 그대로 진행된 전례가 있어서다. 지난 13일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 일본과 파나마의 경기 직전 파나마 선수단에서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이들을 제외하고 경기가 치러졌다. 지난 10월에는 포르투갈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스웨덴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소집 중 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그를 제외한 채 경기가 치러졌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