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처음으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70%대를 돌파하며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보급형부터 초프리미엄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통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 아이폰12 시리즈 4종이 국내에 모두 출시된 이후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어 4분기에는 애플이 점유율 일부를 가져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340만대를 출하해 72.3%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67.9%에서 4.4%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삼성은 안방인 국내 시장에서 줄곧 60%대를 유지해 왔지만 7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선두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의 점유율이 20%대 초반인 점을 고려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경쟁사인 애플은 전년 동기(9.8%)보다 0.9% 포인트 떨어진 8.9%였고, LG전자는 2.1% 포인트 떨어진 9.6%로 집계됐다.
업계는 삼성의 신제품 효과로 점유율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상반기 갤럭시S20 시리즈, 지난 8월 갤럭시노트20 시리즈를 선보인 데 이어 9월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2, 갤럭시Z플립 5G 등을 내놨다.
특히 갤럭시Z폴드2는 초도물량이 극도로 적었던 전작 갤럭시폴드보다 초도물량을 크게 늘려 새로운 폼팩터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애플의 신제품 출시가 코로나19 여파로 지연된 점도 삼성의 점유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4분기에는 삼성전자 점유율이 다소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애플은 지난달 30일 아이폰12, 아이폰12 프로를 국내 시장에 먼저 출시했고, 이동통신사를 통한 사전예약 물량만 50만대 이상에 이르렀다. 이는 전작 대비 2~3배 수준의 판매량이다. 이어 13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미니·프로맥스 모델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 시작 후 30분 만에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아이폰12 시리즈에 대응하기 위해 갤럭시S21 시리즈를 평소보다 이른 내년 1월 출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억눌렸던 수요가 살아나고 연말 신제품 교체 시기까지 맞물리면서 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 단말기의 높은 수요와 아이폰12의 선전으로 국내 5G 가입자는 이달을 기점으로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