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사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지율을 올린 1등 공신 아니냐’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국민의힘에 변변한 대권후보가 없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추 장관은 12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 과정에서 이같이 답했다.
박 의원은 “(윤 총장이) 본격적으로 정치를 하려면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냐는 지적이 일어날 것”이라던 추 장관의 최근 발언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윤 총장의 지지율은 6월 초 10.1%였지만 7월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후 14%, 이제 24.1%로 1위가 됐다”며 “이렇게까지 지지율을 올려놓고 사퇴를 요구하면 앞뒤가 안 맞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추 장관은 “대답해야 하나. 예산 관련 질문이 아니라 별로 대답하고 싶지 않다”고 맞섰다. 하지만 박 의원은 “국정 전반에 대해 질의할 수 있다”며 답변을 요구했다. 추 장관은 “제가 생각할 땐 오히려 국민의힘이 변변한 후보가 없어서 윤 총장 지지율을 올려놓는다는 국민 여론도 있다고 들었다”고 비꼬았다.
추 장관은 특수활동비 등 현안을 놓고도 야당 의원들과 거친 설전을 벌였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법무부의 특수활동비 중 직원 격려금으로 일괄적으로 지급되는 것이 있다고 들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유 의원은 전날 예결소위에서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이 직원들에게 특활비 나눠준 것을 인정했다고 주장하며 추 장관을 몰아세웠다.
이에 추 장관은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돈 봉투 사건’ 알고 계시죠? 이후 그렇게 지급되는 것은 한 푼도 없다”고 맞받았다. 이어 “질문이 도발적이고 모욕적”이라며 날을 세웠다.
추 장관이 계속해서 야당 의원들과 날 선 언쟁을 이어가자 급기야 여당 소속인 정성호 예결위원장이 제지에 나섰다. 정 위원장은 “다른 건 말씀하지 말고 질문에 답변해 달라”, “정도껏 하라. 협조 좀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