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에 가는 이유를 물었을 때 “빵을 사기 위해서”라고 답하는 이들이 있다. 백화점들이 전국 각지의 이름난 ‘동네 빵집’을 유치하면서다. 여행은 못 해도 현지의 ‘맛집’은 만날 수 있기에 빵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오로지 빵을 먹기 위해 백화점을 가기도 한다.
15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백화점마다 이름난 빵집을 유치하거나 실력 있는 셰프와 협업 등을 통해 식음료 매장을 강화하고 있다. ‘나폴레옹과자점’ ‘태극당’ ‘성북동 빵공장’ ‘아우어베이커리’(이상 서울), ‘이흥용과자점’(부산), ‘이성당’(전북 군산), ‘성심당’(대전) 등 유명 빵집들이 주요 백화점 또는 아울렛에 입점하거나 팝업 스토어를 열면서 사람들을 모았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에는 지난 13일 제과점 중 유일하게 서울미래유산으로 뽑힌 성북구 본점 직영 ‘나폴레옹과자점’이 문을 열었다. 신세계백화점은 2014년 부산의 ‘이흥용과자점’을 어렵사리 유치하기도 했다. 이흥용 오너셰프는 대한민국 제빵명장이다. 강남점에 입점한 ‘오뗄두스’도 신세계 바이어가 삼고초려 해 유치할 수 있었다. 오뗄두스는 일본 리가 로열 호텔에서 제과장을 했던 정홍연 셰프의 카페다.
1945년 군산에 문을 연 ‘이성당’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이다. 이성당은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롯데월드몰 등에 입점해 있다. 롯데백화점은 성심당, 옵스, 아우어베이커리, 김영모과자점 등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롯데백화점은 ‘여섯시 오븐’ 본점 매장을 최근 재단장했다. 이 매장에서는 ‘블랑제리11-17’과 ‘르봉마리아쥬’의 대표 윤문주 셰프가 호밀발효종으로 만든 빵을 선보인다.
서울 성북구의 유명 빵집 ‘성북동 빵공장’은 지난 4일 경기도 남양주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에 입점해 빵을 좋아하는 20~30대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압구정본점에서는 ‘태극당’ 팝업스토어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인기 빵집을 유치하면 백화점 매출을 올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신세계 강남점 식품관 매출의 20% 정도는 디저트가 차지할 정도”라며 “한 번 입소문이 나면 인증샷을 찍기 위해 고객이 몰리는 시너지 효과도 톡톡히 내고 있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