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증권 이르면 내달 출범… 증권업계 ‘카뱅’ 될까

입력 2020-11-13 04:06
연합뉴스

모바일 전문 증권사 토스증권이 이르면 다음 달 ‘12년 만의 신생 증권사’라는 타이틀을 달고 출범한다. 업계는 토스증권이 제1금융권 진입 후 단기간에 급성장한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처럼 강한 경쟁력을 갖춘 증권사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을 갖는 모습이다.

NH투자증권 정준섭 연구원은 12일 ‘토스증권이 온다’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핀테크 플랫폼 토스(TOSS)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증권업에 진출할 예정”이라며 “토스증권은 UX(사용자경험)와 플랫폼 강점을 바탕으로 주식 브로커리지(거래중개) 서비스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금융투자업 예비인가를 신청한 토스증권은 올해 승인, 본인가에 이어 전날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의결까지 통과했다. 이달 말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본인가 승인을 받으면 다음 달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

토스증권은 카카오페이증권에 이은 국내 2호 핀테크 증권사지만 사업 방식이 다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개별 주식거래 중개는 하지 않고 소액 펀드 등 간접·분산투자를 주력으로 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토스증권은 주식거래 중개를 주요 사업 모델로 한다는 점에서 보통 증권사에 더 가깝다. 브로커리지 증권사 등장은 2008년 IBK투자증권·KTB투자증권 설립 이후 처음이다. 토스증권은 오프라인 지점 없이 모바일 전용 서비스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출범 직후 토스증권은 기존 금융자산 관리 플랫폼 토스를 토대로 적극적 고객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토스 가입자는 1700만명이다. 한 달간 서비스를 한 번이라도 이용한 사람 수(MAU·월간활성화사용자)를 보더라도 1000만명의 실질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증권사로서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은 무료 수수료 정책이지만 국내 증권업계 수수료가 전반적으로 낮아진 상태라 차별성을 갖기 어렵다. 토스증권이 선보일 MTS(모바일거래 시스템)가 시장 기대만큼 편의성을 갖춘다면 주효한 고객 유인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식거래 중개 사업은 많은 자본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토스증권의 앞길이 평탄하지만은 않다. 토스증권의 자기자본은 현재 300억원 수준에 그치는 데다 대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도 보험, PG(카드 결제 및 지불 대행), 은행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단계라 증자에 쓸 만한 여윳돈이 없다.

정 연구원은 “충분한 수준의 자기자본 확보를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외부 투자자를 통한 조달이 필요해 보인다”며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그만큼 의미 있는 성과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