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 보합세? 경기도 아파트값 상승 ‘6·17 패닉바잉’ 수준

입력 2020-11-13 00:06

가을 이사철 이후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매매가격도 따라 뛰고 있다. 11월 둘째주(9일 기준)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 추이는 6·17 부동산 대책 전후 벌어진 ‘패닉바잉’ 시기만큼이나 높아졌다. 수도권을 거쳐간 상승세는 부산, 울산 등 주요 지역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정부는 전세난이 심하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매매시장은 보합 내지 안정 상태라고 거듭 밝혔지만 결국 전세난이 매매 안정세도 발목잡는 모양새다.

12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1월 둘째주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전주에 이어 2주 연속 0.23%를 기록했다.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격은 풍선효과와 패닉바잉이 맞물렸던 6월 넷째주 0.39%를 기록했다가 7월 중순까지 0.23~0.24%를 오가는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8월 이후 0.09~0.11%를 오갈 정도로 진정세에 접어들었는데 11월 들어 다시 6~7월 수준으로 높아진 것이다.

경기도 아파트 전세가 변동률은 6월 말부터 오름폭을 키우기 시작해 10월 들어서도 0.23~0.24%대를 유지하며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전셋값이 매매가를 밀어올리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세는 다소 혼란을 겪어도 매매시장은 안정세라고 안심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셋값과 매매가의 상승세가 일치하는 현상은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11월 둘째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21%였고 수도권(0.15%) 경기(0.23%) 인천(0.16%) 지방(0.27%) 등 전 지역에서 강보합 내지 상승세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전세가 변동률은 전국 0.27%, 수도권 0.25%, 서울 0.14%, 경기 0.23%, 인천 0.61%, 지방 0.29%로 매매가 상승세보다 가팔랐다.

민간 통계에서는 수도권 전세·매매 가격 상승세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대신 지방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KB부동산 11월 둘째주(9일 기준) 주간동향보도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매매가 증가율은 0.28%로 여전히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주(0.33%)보다 다소 상승폭은 줄었다. 반면 5대 광역시는 매매가 증가율이 0.48%로 전주(0.39)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지역별로는 부산(0.68%) 울산(0.52%) 세종(0.75%)의 매매가 증가율이 높았다. 이는 지역별 변수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부산은 최근 재개발이 대규모로 시작되며 부동산 시장이 크게 요동치는 상황이다. 부산은 전세가 증감률도 0.35%로 전주(0.29%)보다 높았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