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3분기 영업익 2조3322억원… 전년 대비 88.2% ↑ 저유가 수혜

입력 2020-11-13 04:07

한국전력공사가 코로나19 특수로 인한 저유가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국제 연료가격 하락 폭이 커지면서 최근 3년 가운데 최고 실적을 냈다. 그동안 추진해 온 전기요금체계 개편도 이번 호실적으로 탄력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은 12일 3분기 영업익이 2조33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2% 증가했다고 밝혔다. 상반기부터 지속된 흑자로 한전의 올해 누적 영업익은 3조1526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5조711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9억원 줄었다.

호실적은 연료가격 하락이 지속된 영향이다. 한전에 따르면 발전 자회사 연료비와 민간발전사의 전력구입비가 전년 동기 대비 3조9000억원 감소했다. 연료비는 유연탄, 천연가스(LNG) 등 연료가격이 낮아져 전년 동기 대비 2조3000억원 줄었다. 민간발전사로부터의 전력구입량이 1.1% 늘었지만 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1조6000억원 감소했다.

원전 이용률은 73.8%로 지난해에 비해 0.7% 포인트 낮아졌다. 한전은 “저유가에 따른 연료비와 전력구입비 감소 효과가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며 “원전 가동을 줄인 게 적자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점이 입증됐다”고 했다.

한전은 연료비 연동제 도입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전은 “경영여건이 국제유가, 환율 변동에 구조적으로 취약하므로 합리적인 전기요금체계 개편을 추진해 요금 결정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했다.

연료비 연동제는 연료가격 변동을 소비자들이 내는 전기요금에 주기적으로 반영하는 제도다. 연료비 연동제가 도입되면 유가가 내려갔을 때는 전기료를 덜 내고, 유가가 올라갔을 때는 전기료를 더 내게 된다. 소비자들이 전기요금의 변동을 체감할 수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전기요금 개정까지는 6단계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한전이 전기요금 개정안을 이사회에 의결해 산업통상자원부에 인가 신청을 의뢰하면 산업부 장관이 전기요금 및 소비자보호 전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친다. 심의 내용을 기획재정부 장관과 협의한 뒤 전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전기요금 개정을 공고하고 시행하는 게 가능하다. 2013년 요금 인상 당시에는 한 달 정도의 기간이 걸렸다. 한전 관계자는 “개정안 내용마다 처리기간이 다르지만 이전에는 개정안 공표까지 한 달 정도 걸렸다”며 “연내 개편을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