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디자인에 혼을 담자” 부친 별세 후 첫 경영 행보

입력 2020-11-13 04:02
이재용(맨 왼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 연구개발(R&D)캠퍼스에서 운동·취침·식습관 등을 관리해주는 가정용 로봇을 경영진과 함께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12일 이재용 부회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 연구개발(R&D)캠퍼스에서 디자인 전략회의를 열고 미래 디자인 비전 및 추진 방향 등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별세 후 첫 경영 행보로 미래 디자인 전략회의를 주재하자 재계 안팎에선 이 부회장이 ‘디자인 경영’을 한 차원 더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부회장은 회의에서 “디자인에 혼을 담아내자. 다시 한번 디자인 혁명을 이루자”며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자. 도전은 위기 속에서 더 빛난다. 위기를 딛고 미래를 활짝 열어가자”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 주관으로 전사 통합 디자인 전략회의를 개최하기는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2016년부터 사업부별 디자인 전략회의를 진행해 왔다.

AI, 5G 및 IoT 기술 등의 발달로 기기 간 연결성이 확대되고 제품과 서비스의 융·복합화가 빨라지는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통합 디자인 역량’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회의에선 진 리드카 버지니아대 다덴경영대 부학장, 래리 라이퍼 스탠퍼드대 디스쿨 창립자 등 글로벌 석학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 최신 디자인 트렌드와 혁신 사례도 공유했다.

회의에는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대표이사, 고동진 IM부문 대표이사, 한종희 VD사업부장, 노태문 무선사업부장, 최윤호 경영지원실장 등을 비롯한 세트 부문 경영진과 승현준 삼성리서치 연구소장, 이돈태 디자인경영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가정에서 운동 취침 식습관 등을 관리해주는 로봇, 서빙 배달 안내 등이 가능한 로봇,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스마트기기 등 차세대 디자인이 적용된 시제품을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1996년 ‘디자인 혁명’을 선언하고 디자인경영센터 설립, 글로벌 디자인 거점 확대, 디자인 학교(SADI) 설립을 통한 인재 발굴 및 양성을 추진해왔다. 현재 서울, 미국 샌프란시스코, 영국 런던, 인도 뉴델리, 중국 베이징, 일본 도쿄, 브라질 상파울루에 위치한 글로벌 디자인연구소 7곳에 디자이너 15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