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슬픔… 어떤 단계서든 하나님 함께하셔”

입력 2020-11-13 03:07
서울 사랑의교회 성도들이 제18차 특별새벽부흥예배 넷째 날인 12일 릭 워렌 미국 새들백교회 목사의 영상 설교를 듣고 있다. 사랑의교회 제공

“인생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일들로 가득합니다. 이로 인해 우리들은 혼란과 고난, 위기를 겪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진리 덕분에 우리는 인생의 어려움을 거뜬히 헤쳐나갈 수 있습니다.”

릭 워렌 미국 새들백교회 목사가 12일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 제18차 특별새벽부흥예배에 참석한 성도들을 향해 전한 말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 명이자 베스트셀러 ‘목적이 이끄는 삶’의 저자인 그는 지난 9일 시작된 특새의 네 번째 날 강사로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스크린 속 영상 설교자로 등장한 워렌 목사는 ‘고난을 어떻게 소망 가운데 통과할 것인가’(롬 8:28)를 주제로 이 시대의 기독교인들이 가져야 할 삶의 자세를 역설했다.

그는 자신과 가족이 극심한 고통 속에서 보냈던 2013년 4월의 이야기부터 꺼냈다. 오랫동안 정신병과 우울증을 앓던 아들 매튜가 27세에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었다. 워렌 목사는 그때 경험한 ‘상실의 6단계’를 설명했다.

“첫 번째 단계는 ‘충격’입니다. 그 후 ‘슬픔’이 이어집니다. 세 번째인 ‘몸부림’ 단계에서 우리는 ‘왜’라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답은 얻지 못하겠지만, 질문하는 것 자체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원하는 답을 얻지 못했을 때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믿음의 시험대가 됩니다. 몸부림에서 벗어나면 ‘평안’(내려놓음) 단계에 진입합니다. 더 이상 ‘왜’라고 묻지 않고 상황을 받아들이며 5단계인 ‘성화’로 다가섭니다. 어떤 상황 가운데서도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닮아가는 단계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인 ‘섬김’을 맞이합니다.”

워렌 목사는 “하나님은 우리가 겪는 아픔과 고통을 삶의 메시지로 바꾸길 원하신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단계에 있든 자신이 혼자가 아니며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심을 잊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죄로 인해 신음하는 세상과 소망을 지향하는 자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워렌 목사는 “질병과 자연재해, 악함이 지배하는 인재 등 세상엔 온전한 게 하나도 없지만 우리는 ‘선하신 하나님의 계획’을 믿기에 좌절하지 않고 기쁨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소망의 부재다. 사람은 음식 물 공기 없이 몇 주, 며칠은 살 수 있지만 소망 없이는 한순간도 살아갈 수 없는 존재”라고 지말했다. 이어 상실의 고통에 빠져 힘겨워하는 이들을 향한 권면으로 말을 마쳤다.

“상실감을 마주하고 ‘이젠 다 끝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까. 이는 ‘세상의 끝’이 아니라 그저 삶 가운데 찾아오는 수많은 ‘순간의 끝’일 뿐입니다.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닦아 주시니 다시는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처음 것들이 다 지나갔음이러라.’(계 21:4) 이것이 우리가 꼭 지켜야 할 소망입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