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실적 선방에 따른 주가 반등이 이어진 가운데 관련 업종에 베팅한 국내외 PEF(사모펀드) 투자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은행주의 가치가 현재 밸류에이션과 수익성 측면에서 역사적 저평가라는 시장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지주 입장에서도 PEF를 통한 자금조달 확보, 비은행 시장 저변 확대 등의 ‘윈윈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한 금융지주사의 우호지분 마련함으로서 지주 회장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도 깔려있다는 평가다.
금융권에 따르면 주식시장에 상장된 주요 은행주 8개 종목을 편입한 ‘KRX 은행’ 지수는 이달 10일 기준 626.91으로 2개월 전 지수(528.44) 대비 18.63% 상승했다. 국내 은행주의 주가 상승은 견조한 실적 대비 저평가된 밸류에이션(가치)에 따른 반등 효과라고 볼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 최정욱 연구원은 “그동안 국내 은행주는 오랜 기간 하락으로 저평가된 가격 매력이 부각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외 PEF의 최근 은행주 투자도 이 같은 상황과 맞물린다. 세계 3대 사모펀드(PEF)로 불리는 칼라일그룹은 기존 바이아웃 방식이 아닌 투자처 확보을 위해 KB금융지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홍콩계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베어링PEA도 3자배정 유상증자 통해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국내 최대 PEF 가운데 하나인 IMM PE(프라이빗에쿼티)도 최근 1000억원 규모의 신한금융지주 지분을 추가로 확보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글로벌 PEF들은 국내 은행주 투자는 저평가된 한국시장(은행주)에 대한 가치를 높게 평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IMM PE 관계자도 “금융지주사의 분기 순이익은 1조원을 상회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주의 가치는 타 업종에 비해 너무나 저평가 된 상태라는 점이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금융지주사도 국내외 PEF의 자금을 유치함으로서 ▲사업 저변 다각화 ▲자금조달 등 ‘일석이조’ 효과를 거뒀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지주사의 PEF 투자 유치에 대해 “사업을 보다 다변화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KB금융은 칼라일로부터 2400억원의 투자를 받으면서 푸르덴셜생명 인수·합병(M&A) 대금과 운영자금까지 실리를 챙겼다. 신한금융도 글로벌 PEF를 전략적 투자자로 영입하면서 자본 여력을 보다 확충하게 됐다.
실제 이번 자금 확충으로 신한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은 평균(12%) 보다 높아지는 효과를 봤다. 보통주자본비율은 보통주 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비율로 은행 자산의 건전성을 살피는 주요 지표다. 또한 신한금융은 이번 자본 확충으로 우호지분을 보다 확보하게 됐다.
유수환 쿠키뉴스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