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율법 중심으로 변질된 신앙 회개하고 주 영접하자 기쁨이…

입력 2020-11-16 03:01

세 자매의 막내딸로 태어나 남다른 사랑을 받고 자랐지만, 외환위기로 인한 아버지의 실직과 고3때 어머니의 죽음으로 깊은 좌절감에 빠졌다. 힘든 마음으로 언니를 따라 교회에 갔는데 예수님의 십자가의 사랑이 너무 큰 감격으로 다가왔다. 좌절감과 외로움을 한 순간에 해결해주신 그 사랑에 보답하고 싶어 선후배들을 전도해 함께 성경공부를 하고 캠퍼스 전도와 노방 전도에 열정을 쏟았다. 그러다 전도대상으로 만나던 어느 선배가 사랑을 고백해 왔지만 ‘믿지 않는 자와 멍에를 매지 말라’는 말씀으로 딱 잘랐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가오는 그 마음에 감동돼 결국 크리스마스에 첫 데이트를 했다. 오빠는 열심히 새벽기도에 나오고 신앙훈련도 받고 교회 봉사도 열심히 했다. 하지만 나는 ‘저 정도로는 안 되지’ 하며 더욱 강한 믿음으로 몰아갔다. 초신자인 오빠는 열심히 노력했지만 나의 높은 기준에는 늘 못 미쳤고, 하나님께 나가는데 걸림이 된다는 생각에 전화를 걸어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했다. 이런 율법적 신앙으로 가족들과도 소원하게 지냈다. 큰언니는 가족 행사가 있을 때만 만났고, 작은 언니와는 사적인 얘기도 잘 하지 않았다. 그리고 신앙생활에만 올인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점점 지쳐갔고 내 신앙은 율법 중심으로 변질돼 갔다. 일찍 돌아가신 부모님 때문에 일찍 믿음의 가정을 이루고 싶었지만 아무리 기도해도 응답이 없었다.

그러다 문득 예전의 오빠가 생각났다. 나를 정말 사랑해주었던 모습이 떠올라 연락했고, 5년 만에 다시 만나 결혼을 약속했다. 그러나 막상 마음을 정하니 과연 올바른 결정인지 확신이 서지 않으면서 두려움이 몰려왔다. 그 즈음에 대학동창에게 부활복음을 들었다. 친구는 예수님을 믿을 수 있는 증거는 부활이고, 그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어야 한다며 예수님을 주인으로 믿지 않는 죄가 바로 성령님이 책망하시는 근원적인 죄라고 했다. ‘보지 않고 믿는 믿음이 진짜 믿음이 아닌가? 이렇게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는데 당연히 예수님이 주인이지’라는 생각에 기분이 상했지만 결혼 문제로 신앙의 바닥을 친 내 모습을 보니 내 신앙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어느 형제의 간증을 보던 중 ‘저희가 마음에 하나님 두기를 싫어하매’라는 로마서 말씀이 내 마음에 꽂혔다. ‘바로 내가 주인인 자였구나!’ 내가 내 삶의 주인이었음을 알게 되자 작은교회 일꾼언니의 말에 따라 제자들의 관점으로 요한복음을 읽기 시작했다. 십자가 앞에서 도망갔던 제자들이 부활을 전하다가 순교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아, 부활하신 예수님은 하나님 아들이구나!’ 예수님이 선명해지니 ‘내 기도는 안 들어주시냐?’고 바락바락 대들던 모습이 너무나 죄송했다. 나는 바로 회개하고 예수님을 영접했다.

나보다 더 율법적이었던 작은 언니는 내가 소개한 간증영상을 보고 ‘저분들이 믿는 예수님을 나도 믿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고, 우리 자매는 진정한 하늘 가족이 됐다. 오빠도 예수님을 마음의 주인으로 영접하고 공동체의 축복 속에 결혼해 믿음의 동역자가 됐다. 이제 나는 더 이상 눈에 보이는 행위에 관심 두지 않고, 내 만족을 위한 인간적인 노력도 하지 않는다. 포도나무에 붙어있는 가지처럼 예수님과 동행하며 날마다 풍성한 삶을 살아간다. 율법에 눌려 살던 내게 부활로 모든 은혜를 누리며 복음을 전하는 사명자로 세워주신 하나님의 사랑에 감사드린다.

권효주 성도